대상자 2.2% 참여율…70대 11.8%·80대 이상 9.0% 등 고령층 참여율 높아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의료기관 총 306곳…상급종병 455곳 모두 참여
자신의 연명의료중단 결정 등 의사를 직접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가 100만을 넘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시행한 지 3년 6개월 만이다. 실제 연명의료 중단까지 이행된 경우도 16만 9217건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보도자료에서 "제도 시행 이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10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연명의료결정제도에 참여 중인 의료기관은 총 306곳으로, 상급종합병원 455곳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0일 기준 100만 56건이 등록됐고, 연명의료계획서는 7만 1155건이 등록됐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과정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19세 이상의 경우, 자신의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직접 작성할 수 있다. 암 등의 말기환자나 사망에 임박한 환자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에서 담당 의사와 함께 작성할 수 있는 '연명의료계획서' 제도도 있다.
연명의료결정은 지난 2009년 5월 대법원판결로 생명만을 유지하던 환자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될 수 있었던 '김할머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후 오랜 사회적 협의를 거쳐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고,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됐다.
구체적인 현황을 보면, 19세 이상 1000명당 22.4명(2.2%)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특히 60대 3.4%·70대 11.8%·80대 이상 9.0%로 고령의 높은 참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의 요구가 아니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자기 결정 비율도 증가했다.
자기 결정 비율은 2021년 2분기 41.7%였다. 제도 시행 초기였던 2018년 1분기 35.1%에 비해 17.1%나 증가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6월 발표된 '2020년 노인실태조사(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결과 65세 이상 노인층의 85.6%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높은 정책 수요가 확인된 만큼, 제도 참여는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통해 임종 과정에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법적 의사를 미리 밝혀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1:1 상담을 받아야 한다.
현재 보건소와 의료기관, 비영리법인, 건강보험공단 지소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등 총 503개소의 등록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가까운 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www.lst.go.kr)이나 전화 문의(대표번호 1422-25/1855-007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짧은 기간 동안 연명의료결정제도에 100만 명이 참여한 것은 삶의 마무리에 대한 존엄과 자기결정이 존중받는 문화가 조성된다는 증거"라며 "제도 관련 종사자들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국민 모두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역시 "우리 사회가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과 자기 결정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관리 기관으로서 정부와 국회, 유관 기관과 함께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