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건강해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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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정 보령제약 사보기자 admin@doctorsnews.co.kr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1.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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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모두가 마음 모아야 신종변이 바이러스 위험 막아"
제38회 보령의료봉사상 후보자 박상은 대표(아프리카미래재단)

ⓒ의협신문
 아프리카미래재단은 샘병원의 황영희 이사장과 이상택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2007년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의협신문

 

복잡다단한 세상, 우리에게 '의술'의 역할은 다양하다. 어떤 이에겐 건강 유지의 수단, 또 다른 이에게는 미용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가치가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엔 어떠한 이견도 없을 터. 이번 보령의료봉사상 후보에 오른 아프리카미래재단의 활동은 잊고 있던 의술의 본질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수 많은 젊은이들의 죽음 앞에 서다

아프리카미래재단의 시작은 2006년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정부의 요청에서부터 시작됐다. 스와질랜드는 인구 120만명의 작은 왕정국가로 당시 전 세계 최고의 에이즈 감염률을 기록하는 나라였다. 인구의 40%가 HIV양성으로, 에이즈로 사망한 젊은이들의 장례를 치르는 일이 일상이었을 정도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박상은 대표의 얼굴에 괴로움이 스쳤다.

"아까운 생명들이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스와질랜드 정부가 의과대학 설립을 결심한 거예요. 의료진 교육 등의 지원을 위해 저희 샘 병원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거죠. 상황 파악을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 목격한 현실은 정말 처참했습니다. 이곳을 도울 어떤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생명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떠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상은 대표는 국제개발협력사업을 결심하게 된다. 함께 해오던 샘병원의 황영희 이사장과 이상택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2007년 아프리카미래재단을 설립,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로 오늘날까지 아프리카 16개국에서 다양한 보건의료 및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지난 15년 간 아프리카 의료환경의 개선을 위해 그가 벌인 프로젝트는 셀 수 없을 정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끝도 없이 늘어나는 문제들을 마주하며 밤낮없이 일했다고. 

"저희가 사라진 뒤의 아프리카를 생각했어요.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죠. 때문에 단순한 물자지원을 넘어 자체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의료진 양성 및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미래재단은 사하라 이남 동부, 남부 등 열악한 나라를 중점으로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가령 의사가 없는 오지 마을이 많은 마다가스카르에는 이동외과 진료와 동시에 '오지통합의사 훈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질병 예방을 위한 검진 프로세스를 교육하는 '바오밥 프로젝트'는 자궁경부암의 자체적으로 조기검진을 가능하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까운 생명들이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죽어나가는 처참한 현실

"이곳을 도울 어떤 일이라도 해야겠다"

건강을 넘어 삶을 바꾼 의료활동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잠시간 고민에 빠져있던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에게 있어 '좋은 프로젝트'의 기준은 즐거움이나 성과보다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을 미쳤다는 뿌듯함이었다. 

"2008년도에 시작해 10년 간 진행한 '프로젝트 말라위'가 생각납니다. 에이즈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먼저 남자 청소년들에게 포경수술을 시행했는데, 길에서 K-POP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아이들을 모았죠. 모인 아이들의 부모에게 동의서를 받아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슈가대디(Sugar Daddy)'라 불리는 원조교제에 빠져 에이즈에 감염되기가 일쑤여서, 학용품을 살 수 있는 비용을 지급함으로써 나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장학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에이즈 예방을 위한 사업이었지만, 해당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더욱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0년간의 데이터로 만든 논문은 학계에서 이슈가 되어 미국 <사이언스> 잡지에까지 실리게 되었어요. 저희의 일이 사람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인정받았던 사건이었기에 기억에 남습니다."

ⓒ의협신문
아이들의'슈가대디'로 불리는 박상은 대표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다.   ▶ ⓒ의협신문

'함께'의 힘, 15년의 기적을 만들다 

낯선 땅에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을 위해 그가 이토록 애쓰는 까닭은 무엇일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고개를 내저으며 도망갈 일을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봉사정신을 가진 의사들, 간호사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1년, 2년의 청춘을 열악한 아프리카 땅에서 땀 흘려 수고해주신 덕분이죠. 대학 교수를 정년 퇴임한 시니어 의사들도 의대생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발벗고 나서 주셨고,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도 60여 명의 장기 봉사자들이 아프리카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와 함께해주신 300여명의 장단기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결정적인 순간, 힘이 되는 친구처럼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많은 NGO들이 활동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런 상황일수록 그들에겐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며 팬데믹 상황에 맞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었다.

"이번 사태로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보건 인프라가 없는 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방역도 하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거죠. 진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됐는데, 그 과정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그만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K방역의 모든 가이드라인을 영문으로 번역해 아프리카 각 정부에 공유하고, 감염전문위원회를 만들어 언제든지 방역과 치료방법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더불어 나라별 필요에 따라 개인보호구·산소발생기·의료장비·이동식 인공호흡기·앰뷸런스 등을 지원했습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건강해집니다

지난 15년 동안 박 대표는 50차례 넘게 아프리카를 오갔다. 처음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에는 가는 길이 너무 멀어 고되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한잠 자고 나면 도착해있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단다.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라며 팬데믹 사태에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가깝게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가 확실하게 깨달은 사실은 '나 혼자서는, 우리나라만으로는 절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류 전체가 건강하지 않고서는 계속적으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족 같은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마지막으로 그는 보령의료봉사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그간 재단의 노력을 인정받게 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의료봉사상의 후보에 선정돼 정말 영광입니다. 제 딴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이런 과분한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요. 이번 후보 선정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지치지 않는 아프리카미래재단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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