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피부건강의 날' 맞아 무좀 관련 인식조사 결과 공개
국민 대부분 치료 위해 전문 의사 상담 공감하지만, 실제 병원 방문 18.8%뿐
시진만으로 구별 안 되는 경우 많아 KOH검사·진균배양검사 등 전문검사 중요
9월 15∼30일 온라인 피부건강엑스포 진행…"미용 넘어 피부건강 중요성 알릴 것"
무좀 관련 잘못된 정보로 인한 편견, 오류 등을 바로잡고, 치료 전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대부분(70.5%)은 무좀 치료를 위해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18.8%에 그쳤다.
무좀 치료 약제에 대한 편견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항진균제 등 치료제가 '무좀약은 독하다'는 속설을 유발했지만 현재는 부작용이 적은 안전한 약제로 대체됐으며, 지난 2019년 약제부작용 보고에서도 전체 4301건 가운데 피부과 관련 약제는 43건뿐이었다는 지적이다.
대한피부과학회는 9월 1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0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무좀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좀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피부과학회는 지난 2003년 '피부건강의 날'을 제정하고 해마다 주제 질환을 선정해 국민 관심을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여드름, 탈모증, 대상포진, 피부노화, 피부암, 두드러기, 백반증 등 질환을 다뤘다.
김유찬 피부과학회장은 "무좀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정보 부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번 국민인식조사에서도 무좀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자리잡고 있으며,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전문적인 치료에 대한 인식과 실천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학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무좀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국민이 무좀의 고통에서 빠르게 벗어나 소중한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이번 '무좀에서 살아남기' 캠페인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유찬 회장은 '대한피부과의사회와 함께 온라인을 통해 피부과 전문의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부과학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피부 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며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국민 피부 건강 증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오창근 피부과의사회장도 "피부 건강의 날은 피부 건강의 중요성과 피부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대국민 캠페인이다. 피부과학회와 의사회의 꾸준한 노력으로 피부과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피부과 전문의라는 개념을 잘 모르거나 피부 질환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좀이 흔한 질환이라고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민간요법에 기대어 병을 악화시키거나 다른 질환인데도 무좀 치료를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진료실에서 자주 접한다. 무좀이 의심되는 손발 피부 또는 손발톱에 변화가 있을 경우 꼭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창근 회장은 "피부과 전문의의 양심적이고 정확한 진단 하에 레이저를 이용한 손발톱 무좀 치료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실손보험사들이 무분별한 소송을 제기해 진료 자율성을 침해하고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라며 "실손보험사는 일부 부도덕한 사례를 침소봉대해 의사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도 대부분의 피부과 전문의들은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진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효진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피부과)는 무좀 관련 국민인식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식조사는 20세 이상 성인 1000명(무좀 경험자 600명 포함) 대상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질환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무좀 경험자 43.7%, 일반인 54%가 '들어는 봤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청결하게 관리만 해도 나을 수 있다'(38%), '여성보다 남성이 더 걸리기 쉽다'(36%), '건강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30.3%), '간접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11.7%) 등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해도 폭넓게 확인됐다.
무좀 치료제에 대한 편견도 컸다. '무좀약은 독하다'는 속설은 88.4%가 들어봤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중복응답 허용) '발진·가려움 등 피부 트러블'(60.4%), '간이 나빠진다'(48.5%), '속이 메스꺼워진다'(31.8%), '면연력이 떨어진다'(18.3%), '두통'(9.4%), '우울'(9.4%) 등을 자신들이 들어본 무좀약의 부작용으로 꼽았다.
김효진 교수는 "과거 항진균제 등의 치료제가 광과민증이나 간 손상을 일으켰던 것 때문에 약이 독하다는 편견이 많은데, 현재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들로 대체됐다"라며 "피부과 약에 대한 많은 오해들이 약의 부작용을 환자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통념에서 기인한다. 실제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부작용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약제부작용 보고에서 전체 4301건 가운데 피부과 관련 약제는 43건뿐이었다.
무좀에 대한 전문 치료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실제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았는 답변은 20%를 밑돌았다.
무좀 치료에서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는 응답이 70.5%로 전문치료에 대해 대부분이 공감했지만, 실제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18.8%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절반 가까이 '약국에서 약 구매'(49.9%)를 꼽았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16.7%나 됐다.
피부과 전문의에 의한 무좀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전문적인 검사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환자 증상은 시진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시진을 통해 환자를 진찰하고, KOH검사(각질·피부·모발), 진균배양검사, 병리조직검사, 우드등검사, 분자생물학검사 등을 통해 병인을 밝힌다.
흔한 질환으로 가볍게 여기다가 가족에게 원치 않는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저질환자나 어린이에겐 더 위험하다.
이양원 대한피부진균및감염학회장은 "손발톱 무좀은 증상이나 통증이 없고 양말을 신고 있어 일상 활동에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지만, 무좀 환자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 가족에게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면역이 취약한 당뇨환자나 어린이들에게 의도치 않게 감염원이 된다. 기저질환이 악화되면 크게 문제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좀은 치료가 잘 되지만 재감염이 잘된다. 시진만으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검사를 통해 판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환자들이 약국을 가게 되는 이유는 편의성 때문일텐데, 대부분 광범위 습진 연고를 구입하게 된다. 대부분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다. 진균 감염성 질환에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단기면 낫는 것 같이 보이지만. 스테로이드를 도포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균이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인식조사에서는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인식도 살폈다.
'피부과 전문의 병원 본 적 있다'(83%), '병원 간판 표기법을 살펴본다'(60.1%), '피부과 전문의 자격증을 살펴본다'(12.7%), '피부과학회 및 의사회 인증 마크(로고)를 살펴본다'(6.6%) 등으로 어느 정도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피부과학회는 전문의 병원 판별 캠페인을 통해 "간판은 ○○피부과의원, 빨간색 바탕 사각형에 흰색 글씨로 '피부과전문의' 로고 확인" 등을 홍보해 왔다.
대한피부과학회는 9월 30일까지 온라인(https://shexpo.360xcon.com)을 통해 '2022년 피부건강엑스포'를 연다. 피부과학연구재단이 주최하고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피부 질환과 높아진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미용을 넘어 피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이 올바른 정보와 관련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다양한 피부 관련 제품 전시뿐만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들의 강연 및 전문의약품 정보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