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근거 논문 쓴 교수의 반전? "의사 안 늘려도 과잉"

의대증원 근거 논문 쓴 교수의 반전? "의사 안 늘려도 과잉"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11.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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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발전·정책 시나리오 적용 후 의사수급 추계했더니?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단순 정책만으로 증원보다 큰 효과"

ⓒ의협신문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의협신문

의대정원 확대 근거가 된 논문을 집필했던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가 의대 증원을 하지 않고도 의사 공급은 과잉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다시 발표했다. 의료수준의 발전, 의료정책 시나리오 등을 적용해 보면 250명∼750명, 또는 전혀 증원을 하지 않고도 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홍윤철 교수는 22일 2024년 의대협회 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의 연계성'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새롭게 추계한 의사 수급추계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보고서의 가장 기본 추계만을 이용한 것이 아쉬웠다"는 한탄도 함께 전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고 반복해 왔다. 대표적 근거로 꼽은 것이 바로 3개의 논문이었다.

홍윤철 교수 연구도 그중 하나. 해당 논문은 2018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10년 후 최대 수요초과가 일어나 약 1만명의 의료인력 부족을 예상했다. 합리적인 정원 확대 규모로는 500명에서 1000명 사이를 꼽았다.

이번 강연에서 발표한 연구는 2020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의료발전' 수준을 시나리오에 적용한 것이 핵심 중 하나. 기술 발전 등에 의한 의료 공급의 효율성을 적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특성이 있어 적어도 0.5%(단리)의 발전 수준을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이는 전 세계적인 연구에서도 통용되는 수치라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연구에서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가정을 뒀다.

2022년을 의료 공급·수요의 균형이라고 가정했는데 코로나19의 영향도, 의료대란의 영향도 없었던 2022년의 노동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의사 근무일 수는 1년 265일로 가정했다. 우리나라 의사 근무량을 생각하면 상당히 적은 일수라는 한계가 있다.

60대의 의료인력은 75%, 70대 의료인력은 50%의 의료 공급을 한다고 가정했고, 70대 의료인력은 1년에 0.5%씩 늘어난다는 회귀분석 결과를 적용했다. 이렇게 계산된 의료인력 1인당 담당하는 환자 수요량은 하루 51명이었다.

만약 어떠한 의료발전도 없고, 의료정책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한다면 기존 발표된 논문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하나씩 추가한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홍윤철 교수는 "기술발전만 하더라도, 의대 신입생 250명 증원으로도 아주 편안하게 수요·공급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750명을 넘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노인주치의제' 의료 정책 시행과 매년 0.5% 의료발전이라는 세계 통용 수치만으로도,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한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사진=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발표자료] ⓒ의협신문
'노인주치의제' 의료 정책 시행과 매년 0.5% 의료발전이라는 세계 통용 수치만으로도,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한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사진=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발표자료] ⓒ의협신문

'가치기반 의료,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용한 집계에서도 2000명 정도의 무리한 증원은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반복됐다.

특히 '노인주치의제' 의료 정책 시행과 매년 0.5% 의료발전 시나리오는 세계 통용 수치만으로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부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의대 증원을 하지 않고도 의료 공급 과잉이 될 것이란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홍윤철 교수는 "의료개혁은 가장 쉬운 것부터, 합리적이고 수용성이 큰 정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중 하나의 근거로 든 것이 노인주치의제다. 지금도 그냥 하면 되고, 법적으로도 걸릴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노인주치의제 적용 시나리오에서도 여러 가정이 사용됐다.

먼저 노인주치의제는 노령인구에 대한 다학제 진료, 재택의료, 비대면 진료, 주치의팀 관리 등 책임등록관리를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2025년 노인인구 20%를 시작으로 2040년에는 60%에서 제도가 적용된다고 예상했다.

노인주치의제 적용 인구의 건강 상태 호전으로 입원의료비 지출은 20% 절갑되고, 외래의료비 지출은 10% 감소할 것으로 봤다.

홍 교수는 "과학적 근거라는 것은 이러한 정책에서 제시돼야 한다. 의사 수, 증원에만 매몰되면 이런 부분을 보지 못한다. 정말 과학적 근거로 본다면 의사 증원 문제는 자연스럽게, 굉장히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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