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준 수석전문위원 "현재 코로나19 안정화 시기로 판단"
김이연 홍보이사 "중국발 방역위기 및 겨울 유행 고려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전라남도가 전라남도 지역 내 의대 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며, 공공의과대학 신설과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논의하기로 한 9·4 의정협의체 진행의 전제 조건인 '코로나19 안정화 시기'가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에 도래한 만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반면, 의료계는 중국발 방역위기와 겨울 유행 조짐이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라남도 지역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김승남·김원이·서동용·소병철 의원과 전라남도, 전라남도의회는 1월 13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전라남도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남 국립의대 설립 촉구 정부 건의문 발표,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플래카드와 구호제창 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전라남도는 이날 "전남 지역은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며 "의과대학이 있어야만 부속병원(상급종합병원)이 생기고, 이를 통해 중증 응급환자가 필요한 응급의료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안으로 6년제 학제 편성, 입학정원 100명 이상, 지역 출신 인재 선발, 7년 이상 전남도 내 의무 복무 등을 제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의료인력 확충 관련 논의 진행 과정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전남 지역에 의대 설립을 위한 정책적 방향을 제언했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위해 의대정원은 확대돼야 하고 이를 위해 사회적 공감이나 관련 단체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역필수 공공의료 확충 및 체계 강화 논의와 함께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전남 지역 이외에 의대 신설을 원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전략적으로 연대해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증원을 논의하기로 한 의료계와 정부의 협의체를 현시점에서 가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9·4 의정합의 당시 의료계는 코로나19 '종식'을 전제로 제시했지만, 협의 끝에 '안정화'라는 용어로 합의했다"며 "코로나19 안정화는 일상적인 의료체계 안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안정화에 진입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회와 전남도에서 의대 신설에 박차를 가하자 의협은 전남 지역 의대 설립은 "지역사회를 위한 정치적인 수사"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안정화 시기와 관련해서는 '신중' 태도를 보였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의대 신설이라는 정책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환영받을 인기 요인인데 의료인력 공급 구조에서 그렇게 양성된 의사들이 그 지역에 환원되고 토착화돼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며 "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를 신설해 놓고 보자'는 식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사 수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초고령 사회가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초고령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인지, 전반적인 돌봄 인력이 더 부족한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이연 홍보이사는 "의대 신설로 인해 증가한 의료 인력이 의료 수요 충족으로 연결되는데 효과적인지에 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숫자 대 숫자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저수준의 대응책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 시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이연 홍보이사는 "보건복지부는 실내마스크 해제 시점을 안정화 시기로 잡고 있는 것 같지만, 지금 중국발 방역위기와 겨울 유행 조짐이 있다"며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