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입원 연령 가산 확대·입원전담전문의 가산 등
소아중증 치료 받으려면 서울가야…'지역 격차 심화'
일차의료 방안은 기존 심층 상담 시범사업에 그쳐…
보건복지부가 2월 22일 '소아의료'에 집중한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나온 필수의료강화 지원책에서 '소아의료' 분야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원 포인트' 대책을 따로 발표한 것.
공공정책수가 추가 계획과 함께 몇 가지 가산 방안 등이 담긴 것이 핵심이다. 다만 여전히 지역사회 소아 일차의료에 대해서는 기존 심층 상담·교육 시범사업 발표 외 추가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에 '아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조속히 마련·시행하라'고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크게 ▲중증소아 의료체계를 조속히 확충 ▲야간·휴일 등 소아진료 사각지대 해소 ▲적정 보상을 통한 소아 진료인력 확보 세 가지를 중심으로, 각각의 세부 대책안을 밝혔다.
소아중증 치료 받으려면 서울가야…'지역별 인력 및 인프라 격차 심화'
소아청소년과 위기는 초저출생 심화로 인한 소아의료수요가 감소하면서 고착화됐다. 특히 비급여 시장 활성화 상황에서 건강보험 급여 진료가 대부분인 소아청소년과의 특성이 저수익 구조로 이어져 왔다.
결과적으로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61곳이 폐업(3308개→3247개)했고, 소청과 급여진료비는 2012년 7161억원에서 2021년 513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소청과 전공의 구인난으로 이어졌다. '비전'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소청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에서 2022년 27.5%로 급격히 추락했다.
지방의 경우 인력격차는 더 심각한 상태다. 전체 소아암 전문의 67명 중 41명은 수도권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강원·경북 2개 시도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소아중증환자의 상경치료, 야간·휴일, 응급 등 소아의료이용이 곤란한 사례가 빈번해졌다.
2019년도 소아입원환자 거주지역 상급종합병원 진료비율을 보면 서울이 93.9%인데 반해 충북은 52.6%로 거의 절반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또 응급의료기관 409곳 중 36곳은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제한하고 있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연령을 제한한 곳이 11곳, 시간대 제한은 11곳, 질환 제한은 38곳 등으로 집계됐다.
일련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아의료에 대한 국가의 책임투자 필요성이 부각, 이번 개선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소아진료 '가산 방안' 담아…적정보상 통한 의료인력 확보 노린다
먼저 소아 입원진료 가산 확대방안이 나왔다. 소아 일반병동 입원에 적용하는 연령 가산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현재 만 8세 미만 30% 가산을 1세 미만 50%로 상향하고, 만1∼8세는 현행을 유지하도록 했다.
새롭게 도입한 수가 가산은 '입원전담전문의 소아진료'에 도입한다. 현행에서는 입원료에 대해서만 연령 가산을 하고 있는데, 이를 입원전담전문의 관리료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병·의원급 신생아실 입원 수가를 개선해 신생아실·모자동실 입원료 30%를 인상한다.
공공정책수가의 대표 시범사업인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소아진료 관련 유사 모델을 지속 개발·확산할 계획이다.
의료인력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꾀한다.
소아진료 전문의 고용형태 다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강구한다. 고용형태 변화로 주 2·3회 한시근무나 파트타임 형태 채용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에 대한 관련 법·제도 개선 필요사항 및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실시한다. 또 각종 지정·평가기준에 전문의 고용 노력정도를 반영하는 체계를 함께 마련한다.
이외 전공의 연속근무 36시간 개선 및 필수분야 의료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인력 확충 방안, 지역 내 소아의료 관련 전문의 네트워크 구축 및 활용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증소아 의료체계 확충 및 소아진료 사각지대 해소 방안
먼저 중증소아 전문치료 인프라 균형배치를 위해 미설치 권역을 중심으로 '어린이 공공전문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서울 4곳·강원·경남·경북·충남·전북·전남 10곳이 운영중인데 우선 4곳을 더 추가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센터에 대한 지원 강화도 예고했다.
적자 사후보상 체계인 <어린이 공공전문센터 적자 사후보상 시범사업>에 더해, 시설·장비 예산지원을 확대 추진한다. 초기 시설 및 장비 도입 예산 지원을 신설하고, 현재 지정된 기관에는 필수의료 시설·장비 기능 강화에 대한 예산을 지원한다.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육성 계획에서는 5곳을 우선 육성한 뒤 향후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수도권 병원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수술 후 거주하는 지역 인근에서 치료·회복관리를 받을 수 있는 협력진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지정·평가 예비지표를 개선해 중증소아 진료 기능 강화를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24시간 소아응급 제공 여부, 소아응급 전담 전문의 배치, 응급실 수용 소아환자 분담률 등을 지표에 녹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중증질환 소아환자 비율을 추가하고,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중환자실 기준을 강화한다.
소아중환자실 입원에 대한 보상도 함께 강화한다. 중환자실 필수 장비·시설 확충 등을 위해 '중환자실 입원료'를 인상한다. 방식은 인력 가산 수가를 개선하는 것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 및 소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개선을 진행한다.
이외 재택치료 중증소아에 대해 보호자 없는 단기 입원 진료를 제공하는 시범사업, 재택의료팀이 중증소아 환자 가정을 방문해 진료·간호·재활 및 교육·상담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사업 등을 실시·확대한다.
소아진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야간·휴일에도 소아 외래진료가 가능하도록 달빛어린이병원 등 야간·휴일 소아 진료기관을 확대한다. 현행 달빛어린이병원 수가 개선을 검토하고, 야간·휴일 진료 운영비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 안으로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의료인이 소아의 갑작스러운 증상에 대해 24시간 전화상담을 제공하는 내용. 증상 상담, 처치 방법 안내 외에 응급 및 야간·휴일 운영 의료기관 안내 등을 병행한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미설치 권역을 중심으로 현재 8곳에서 12곳으로 확충한다. 현재 설치된 8곳은 서울 3곳, 인천 1곳, 대구 1·곳, 경기 1곳, 충남 1곳, 경남 1곳이다.
응급의료기관 소아진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소아환자 진료실적 평가 반영 강화' 방안도 전했다. 예를 들어 야간·공휴일 진료나 저연령(만1세·만6세 미만), 중증(KTAS 1-3)환자의 경우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24시간 소아진료 의무 위반 대상에 대한 관리·점검체계를 마련한다. '응급의료법'에 따라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및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고,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지역사회 소아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으로는 앞서 발표한 '지역 병·의원 중심 건강관리 심층 상담·교육 시범사업' 추진 내용을 다시 적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을 세심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기반을 강화하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등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