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사학회, 골다공증 대국민 설문조사…정상범위 인지수준 혈압 '4분의 1'
"골다공증 치료·관리로 튼튼한 뼈 가질 수 있어…치료 안내·적극 개입 필요"
국가건강검진 골밀도검사 핵심은 '사후관리'…'건강·삶의 질' 선순환 대비해야
국민은 골밀도(T-score)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T-score를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골밀도 점수를 인지하면 골다공증이나 뼈 건강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치료를 받는 노력 정도는 낮았다. 골다공증 진단 후에도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방치할 경우 골절 위험 높아진다는 데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건강검진 골밀도검사 실효성 제고 방안으로는 ▲서식 개정 안착 후속 과제(2023): 검진 현장 대상 실시 기준 및 시행지침 안내·홍보 강화 - 건강검진기관 인력 교육 - 서식개정 효과 모니터링 및 분석 ▲골다공증 사후 관리 강화(2023∼2024):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사후관리 문자 발송 -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결과지 사본 수령' 안내 - 골밀도 T 점수 안내 및 결과통보서 기반 치료 촉진 ▲중장기 추진 과제(2024):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결과지 사본 제공 - 국가건강검진 설명의사제 도입 시 골다공증 포함 - 국가건강검진 골밀도검사 대상 확대 등이 제시됐다.
대한골대사학회는 제11차 Seoul Symposium on Bone Health(SSBH 2023) 및 제34차 춘계학술대회(5월 18일∼20일) 기간 중 '노인 골절 예방 선순환을 위한 골다공증 정책 개선 토론회'를 통해 골다공증 지속치료 급여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골다공증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고령사회 건강 선순환을 위한 골밀도검사 활성화 및 바람직한 사후관리 방안을 모색했다.
이유미 골대사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골다공증 대국민 인식조사 및 골밀도검사 활성화 중요성' 발제에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골다공증·골절 질환 인식 향상 ▲뼈 건강지표 '골밀도 T 점수' 인지 제고 ▲골밀도검사 활성화 및 사후관리 정밀 설계 ▲국가건강검진 골밀도검사 실효성 제고 등의 의제를 공유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골다공증 주요 유병층인 만 50∼79세 여성 1008명에 대해 온라인 및 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한국갤럽&한데이터가 지난 4월 20일∼5월 2일 진행했다(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서 ±3.09%p).
국민은 골다공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골절 예방', '골다공증 치료 효능감'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식이 떨어졌다.
응답자 절반 정도(44.9%)가 나이가 들면서 키가 점차 줄거나 허리가 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골다공증 검사와 치료를 통해 골절 예방·관리가 가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20%는 1년 내 사망한다는 사실은 49.6%만 알고 있었으며, '노인 골절은 불운한 사고'로 인식하는 비율도 33.5%나 됐다.
골밀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높았다. 86.9%가 골밀도 관리는 건강한 노후 또는 건강 수명에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골밀도를 아는 비율(매우 그렇다+그렇다)은 22.9%에 그쳤다. 골밀도 정상범위에 대한 인지(매우 그렇다+그렇다) 비율도 21.4%였으며, 정기적으로 골밀도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40.8%나 됐다.
치료·관리를 통해 건강지표를 높일 수 있다는 '효능감'은 혈압·혈당·나쁜 콜레스테롤 모두 80%대 이상을 나타냈지만, 골밀도는 59.6%에 머물렀다.
이유미 교수는 "골밀도 검사가 어떤 검사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시작 기준 수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는 5명 중 2명에 불과했다"라며 "골다공증유병층이 골밀도검사에 적극 나서게 하려면, 검사 자체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경제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건겅검진을 통해 만 54세, 66세 여성에게 무료검진을 제공한다는 사실도 절반 가까이(44.5%) 모르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골밀도검사를 받은 수검자 82.7%가 본인의 골밀도 수치를 모르고 있었다.
이유미 교수는 "골밀도(T-score)를 인지하면 골다공증이나 뼈 건강에 더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골다공증 치료 노력은 낮은 편이다. 골다공증 치료 안내와 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이 중요하다"면서 "골다공증 진단 후 치료를 받다가 중단하지 않도록 골절 위험에 대한 인식과 치료 실천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골밀도검사 비율을 살펴본 결과 골밀도검사 경험자의 4명 중 1명이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검사를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07년 만 66세 여성을 대상으로 고령증 골다공증 진단을 위해 골밀도검사를 제공한 이후, 2018년 만54세, 66세 2회로 골밀도검사 대상자를 확대했다. 올해 1월부터는 골밀도검사 실시기준 및 결과통보서 서식 개정을 통해 통보서에 골밀도 측정부위 및 T-score를 기재했다.
국민은 국가건강검진 결과통보서에 골밀도 점수가 제공됨에 따라 골다공증 치료·관리 의지를 높일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86.9%), 골밀도가 기재된 결과통보서를 지참하고 병의원 진료시 불필요한 중복검사 및 비용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골밀도검사 제도를 보완해 '골다공증' 소견시 질환 정보 및 치료 안내를 제공하고, 만성질환 사후관리 서비스처럼 지속적으로 골다공증 질환 정보를 알려주고, 치료를 독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유미 교수는 "골절은 노화에 따라 당연히 마주하는 과정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 심혈관 건강지표인 혈압·혈당 인지수준 만큼 뼈 건강 지표인 T-score에 대한 인지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골다공증 유소견자나 환자들이 즉각적으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골밀도검사 사후관리 체계를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T-score가 기재된 건강검진결과통보서를 활용해 골다공증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영 골대사학회 학술이사(강릉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고령사회 건강선순환을 위한 골밀도검사 활성화 및 사후관리 제언' 발표에서 골다공증 조긴발견 및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초고령사회 골절 예방 선순환시스템을 마련하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지킬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 결과통보서에 골밀도 측정 부위와 T-점수를 기재하고 있다. 또 검사방법(측정부위)도 일부 변경해 양방사선골밀도검사(DXA)의 경우 척추에서 측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척추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 고관절에서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김하영 교수는 "골밀도검사 결과통보서 서식 개정을 통해 골다공증 유소견자의 병의원 진료상담 및 치료를 연계하고, 국민과 수검자의 골밀도 개선 및 골다공증 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면서 "골밀도 중복검사 방지를 통해 의료비용을 절감하고, 검사절차가 단축되면서 골다공증 치료율도 높아졌다. 골다공증 사후관리 및 국민 뼈 건강 향상을 위한 국가 골밀도 데이터 구축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국가건강검진 실효성 제고 방안의 핵심은 '사후관리'다.
주요 추진 사항으로는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사후관리 문자 발송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결과지 사본 수령' 안내 ▲대국민·수검자 홍보 강화: 골밀도 T-점수 안내 등이다.
골다공증 진단시 치료로 연계돼야 검진 실효성이 발휘될 수 있고, 중증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결과지 사본이 있을 경우 보다 효과적인 치료 연계가 가능하며, 추가 검사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며, 골밀도 T-점수 이해도 향상에 따라 검진결과 활용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자발송은 현재 건보공단이 시행 중인 '대사증후군 사후관리 사업'을 벤치마킹했다. 이 사업은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보유자(복부비만, 고혈압, 혈당 등)에게 생활습관 개선 건강정보 등을 6개월간 모두 14회 문자로 발송한다.
김하영 교수는 "국가건강검진 골밀도검사는 초고령사회 뼈 건강의 길라잡이"라며 "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은 '건강과 삶의 질' 선순환을 위한 건강검진, '고령사회, 건강한 노년'을 대비하는 건강검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는 이상호 선임보좌관(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실), 박용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 건강기획부장, 고신정 의협신문 기자 등이 참여했다.
이상호 선임보좌관 :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주된 방법은 예방 관리와 조기 치료다. 대표적 질환이 골다공증이다. 관리를 안 해서 와병상태로 이어지면 많은 노인이 삶의 질이 떨어지고 막대한 요양비용까지 발생한다. 국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정치권이나 학회에서 한 목소리를 내면 정부나 건보공단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국가건강검진에서 사후관리 강화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국가 검진의 목표는 질환을 조기 발견해서 치료율을 높이는 데 있다. 수검자에게 골밀도의 구체적 숫자를 인지토록 하는 게 중요한다. 일종의 사후 관리의 시작이다. 검진기관 교육도 중요하다. 고혈압과 당뇨 처럼 골다공증도 관리 및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검사결과지 사본 제공은 사후관리 강화 뿐만 아니라 중복 검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종성의원실은 어르신의 활기차고 편안한 노년을 위해 검진환경 개선에 노력하겠다. 골다공증 관리는 정책과제 가운데 최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박용표 부장 : 골다공증 사후관리는 골다공증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는 것에서 출발하고, 다른 하나는 환자들이 빠르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현재 한 해동안 골다공증으로 100만명 정도 진료를 받고, 진료비는 2800억원 정도 소요된다. 다빈도 상병 순위에서 2017년 81위에서 2020년 67위로 올라섰다. 환자수도 86만명(2017년)에서 108만명(2021년)으로 늘었다. 진단 이후 6개월 이내 진료받은 사람은 44.3% 수준이다. 56%는 아직 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의심자 중에서 54세 여성은 3명 중 1명, 66세 여성은 2명 중 1명만 진료받는다는 얘기다. 사후관리의 중요성이 되새겨진다. 골다공증 검사나 T-점수 기재 등에 대한 홍보는 공단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 검진기관 평가 관련해서는 골밀도 같은 경우는 장비가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쉽지 않다. 학회 인증 제도, 내부 평가 체계 등이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 평가를 위해서는 지표 연구를 사전에 진행해야 한다. 당장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방향성은 맞다. 사후관리에서 결과지 사본 관련 안내 부분은 저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이것을 규제하는 게 맞는지, 함께 자정 노력을 해 나가는 게 맞는지, 국민과 같이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검진결과서 활용이 상당히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수검자는 단순히 일회성 검진으로 생각하고, 의료기관은 검진의 결과를 신뢰하지 않거나 재검사를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유소견자에 대한 문자 발송은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다. 동의 여부도 중요해서 먼저 유선 상담 후 문자서비스 동의를 받고 진행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안내문을 통해 골다공증 유소견자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고신정 기자 : 골다공증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가 인상적이다. 골다공증에 대한 환자의 인식을 확인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 가지 정책적인 시사점이 있다. 건강한 노후를 영위하는 데 골다공증이 고혈압이나 당뇨병만큼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골절에 대해서는 심근경색, 뇌졸중, 암, 치매와 같은 수준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인식했다. 반면 골다공증 관리 지표인 골밀도 점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응답이 굉장히 많았다. 이게 사실은 치료받아야 할 분들이 제 때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일 수 있고, 이런 상황이 되면 건강한 환자들도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나 홍보가 필요하다. 골밀도검사 수검자 중 자신의 T-점수를 모르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이나 돼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공단과 학회에서 이미 국가건강검진을 연계해 개선책을 마련한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였다.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정책을 기안하고 개선까지 이어진 이런 사례들은 내용과는 별개로 굉장히 좋은 협업 모형이다. 골밀도검사 활용 측면에서 골다공증 유소견자 대상 사후관리 강화에 공감한다. 골다공증 진단 후 6개월 내 진료 받는 비율이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이미 갖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건강검진기관의 협조를 받는 부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서식 개정에 대한 후속 작업이 어렵지 않다고 볼 수 있는데, 검진기관 입장에서는 많은 항목에 대해 서식을 입력해야 하고, 거기에 업무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너무 당연한 일로 여기지 말고 검진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세부적인 정책 이행과정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제도가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언론에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