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의학회 "전문약 마취, 한방 원리 무관…오용 땐 치명적 부작용"
정제·순도 관리 부실 시 인명 피해…마취 의료기기 한의원 유통·관리 규제 필요

마취통증의학회 "아산화질소 오남용 시 치명적 뇌손상 가능성"

의학계는 '의료용 아산화질소'가 타 흡입마취제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각효과와 더불어 흔하게 저산소증을 유발해 치명적인 뇌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안과 환자에서 실명을, 조혈계를 억제해 범혈구 감소증을 유발하며, 특정 약물과 상호 작용으로 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만큼 전문 지식을 갖춰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마취과학 분야 전문학회인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A한방병원장의 아산화질소 마취행위와 관련 "의료인에게 독점적으로 의료행위와 약제 사용을 허용하는 이유는 의료진이 교육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치명적인 부작용과 환각효과로 중독가능성이 있는 가스마취제를 적응증과 합병증 처치 능력을 알 수 없는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산화질소는 전문의약품에 해당하는 가스마취제로서 한방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지적한 마취통증의학회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지식뿐만 아니라 기도유지술, 약물 상호작용, 생체신호 판독, 소생술 등에 대한 포괄적 지식과 이해, 훈련이 결여된 마취와 진정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치명적인 부작용과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환자에게 중독성과 환각성,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마취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약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기초교육과 임상수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마취와 진정은 교육과 수련을 이수한 의사가 해야만 하는 행위이므로 당연히 한의사의 마취제 사용은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산화질소를 투여한 환자가 숨을 내쉴 때 의료진에게 영향을 주며, 오래 노출 시 생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도 임신 1∼2기 때 사용하면 유산이나 태아 기형이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노출 시에는 비타민 수치를 낮춰 비타민 B1, B2, 비타민 B12 결핍증과 말초신경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B12 결핍으로 빈혈과 신경계 이상이 발생하면 척수신경병을 비롯해 사지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세포 독성 항암제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엽산길항제(folic acid)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를 투여받는 환자는 구내염·골수 억제·신경 독성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아산화질소 마취를 피해야 한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오남용 시 환자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의료용 아산화질소가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에 사용되지 않도록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 유통 과정부터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아산화질소는 정제를 비롯한 순도 관리 부실로 대량의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 마취통증의학회는 "가스마취제의 경우 가스 관리, 오염가스 배출 등 사용 과정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면서 "특히 아산화질소를 사용하는 기계들에 관해서도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