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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 핵심원리 규명…'가상기억 T세포' 염증 유발 확인

'원형탈모' 핵심원리 규명…'가상기억 T세포' 염증 유발 확인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7.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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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중앙대병원 공동연구팀, 만성 염증질환 치료제 개발 발판 마련
새 면역세포 발견 특성 밝혀…세계적 권위 '네이처 이뮤놀로지' 게재

왼쪽부터 박수형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전염병대비센터장),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피부과).
왼쪽부터 박수형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전염병대비센터장),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피부과).

원형탈모 발병 기전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새 치료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형탈모는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유병률 1∼2%의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원형의 탈모반이 특징이며, 두발이나 몸의 모든 털을 침범할 수 있는 비흉터성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이다. 원형탈모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겨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에 의해 발생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병 기전은 지금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박수형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전염병대비센터장),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피부과) 공동연구팀이 만성 염증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 및 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의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 연구 모식도. 가상기억 T세포가 항원-비특이적인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독성능을 갖는 새로운 면역세포로 분화가 일어나고, 이 세포군이 세포독성 물질을 내보내 모낭을 파괴해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
■ 연구 모식도. 가상기억 T세포가 항원-비특이적인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독성능을 갖는 새로운 면역세포로 분화가 일어나고, 이 세포군이 세포독성 물질을 내보내 모낭을 파괴해 원형탈모를 일으키게 된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음에도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해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밝힘으로써, 만성 염증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석준 중앙의대 교수, 조성동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distinct cell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 

박수형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따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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