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백병원·타 병원 이동수련 지원…전 교직원 고용 유지
외래·입원·예약 환자 전화·문자 통해 진료 종료 안내
개원 83년 역사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8월 31일 외래·응급실·입원 등 모든 진료를 종료한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지난 6월 20일 서울백병원 폐원 의결 이후, 각 부속병원의 의견과 내부 논의를 거쳐 8월 31일 환자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수련 중인 인턴은 면담을 통해 형제 백병원 또는 타 병원 이동 수련을 지원, 수련교육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사업체 검진·임상 연구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형제 백병원으로 이관, 사업장·지자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마무리키로 했다.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의 고용 유지 방침도 제시했다.
서울백병원은 현재 386명(전임교원 28명, 비전임교원 19명, 인턴 7명, 간호직 199명, 기타 일반직 13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은 폐원과 관련, "형제 병원 전보 조치 등을 통해 전체 구성원의 고용을 유지하겠다"면서 "형제 백병원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 전보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임이사와 의료원장이 부산지역과 수도권지역 형제 백병원을 오가며 병원 경영진의 협조를 구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래·입원·예약 환자는 전화와 문자를 통해 진료 종료를 안내, 의무기록과 관련 서류 발급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입원 환자는 타 병원 전원 지원 등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서울백병원은 서울 중심지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이지만 상주인구가 줄어드는 도심공동화 현상과 주변 대형 종합병원의 출현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환자 수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증환자나 수술보다는 경증환자 위주의 진료가 대부분이어서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백병원의 가동병상수(병상)는 122병상. 지난 3∼5월 평균 병상가동률은 66.2%, 일 평균 수술 건수는 9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들이 인접 지역에 포진한 서울대학교병원(1820병상)·강북삼성병원(723병상)·국립중앙의료원(505병상) 등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2004년 73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적자 규모가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20년간 서울백병원은 1745억원(의료이익 기준)의 누적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의 역사와 상징성, 그리고 환자 진료에 대한 책임 등을 고려하여 수년간 경영정상화 노력을 해왔으나 적자가 계속됐다"면서 "마지막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의료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경영컨설팅을 받았고, 종합병원 유지·전문병원 전환·검진센터 및 외래센터 운영·요양병원 및 요양 거주시설 등 의료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분석하고 논의했으나, 어떠한 대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누적 적자보다 더 큰 문제는 늘어나는 적자 규모. 코로나19 여파로 진료일수가 적은 올해 1∼2월에는 월 의료수익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기도 했다. 인제학원은 이러한 적자 지속은 향후 의료원 전체 경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전체 의료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 부지매각을 통한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부지와 관련하여 그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추후 폐원 절차를 마무리하면 별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어떠한 형태로 운영하든 그로부터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 백병원에 재투자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백병원은 "8월 31일 진료 종료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전국 4곳의 인제대학교 백병원(부산·상계·일산·해운대)은 적극적인 투자로 지역별 특성과 요구에 맞는 의료 서비스 제공을 강화해 지역의료 발전을 선도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앞장서는 병원으로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