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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공의, 주의의무·진단상 과실 살펴봐야" 파기환송

대법원 "전공의, 주의의무·진단상 과실 살펴봐야" 파기환송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3.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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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전공의 과실 없다"…대법원 "주의의무 위반·손해배상 여부 심리해야"
"MRI 검사결과 진단, 조치 적절성, 충분한 정보 제공 또는 설명 등 여부 확인"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전공의의 진료수준에서 감당해야 하는 환자에 대한 진료상 주의의무와 진단상 과실 유무는 어디까지일까?

대법원은 7월 13일 환자 A씨가 C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사건을 다시 심리해  주의의무 위반여부와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확인하라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환자 A씨는 2014년 10월 2일 허리통증으로 C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C대학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는 요추 자기공명영상(L-spine MRI) 검사를 시행한 다음 A씨의 증상을 '요추 4-5번 척추관 협착증'과 '좌측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했다.

전공의는 10월 3∼5일까지 휴일이기 때문에 담당교수 회진이 없고, 입원하더라도 수술을 하지 않으며, 대증치료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일단 집 근처 B정형외과의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나빠지면 다시 진료를 받으러 오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는 A씨에게 B정형외과에 전원하도록 조치했다.

전공의는 이때 '응급환자 전원 의뢰 및 동의서'를 작성하면서 진료소견에 '상기 환자는 이학적 검사 및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요추 4-5번 척추관 협착증과 좌측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되어 보존적 치료를 받기 위하여 전원조치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A씨는 10월 2일부터 B의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10월 4일 통증이 심해지고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고, 10월 6일 C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흉추 9번과 12번 사이의 경막외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A씨는 하지 마비로 기립자세 유지와 보행이 불가능한 영구장애가 발생하자 C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척추 경막외 혈종 등 출혈이 나타났음에도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방법을 선택하여 B 정형외과로 전원조치를 한 것은 진료방법의 선택에 있어 합리적인 범위에 있으므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전공의는 A씨를 B 정형외과로 전원하면서 통상적 업무처리에 따라 요추 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등 의료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신속한 수술을 받지 못한 것이 전공의가 전원조치 시 출혈 증상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당시 A씨에게는 가벼운 신경학적 증상만 있어서 보존적 치료를 했을 뿐 수술 등 침습행위나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전공의가 주의의무나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선행 판례(대법원 2001. 3. 23. 선고 99다48221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등)를 들어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기초해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하는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자기공명영상 검사에는 추간판 탈출증, 척수관 협착증 등과 더불어 흉추와 요추에 걸쳐 상당량의 경막외 혈종이 나타난 점 ▲척추 경막외 혈종은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한 후 12시간 이내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하지마비 등 치명적이고 영구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의료진으로서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응급상황을 대비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한 점 ▲전공의가 영상의학과의 판독 없이 요추 자기공명영상을 자체적으로 확인하면서 A씨에 대한 상당량의 척추 경막외 혈종을 진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실제로 전공의가 A씨에 대한 응급실 진료기록이나 응급환자 전원의뢰 및 동의서에 '요추 4-5번 척추관 협착증과 추간판 탈출증, 좌측'이라는 진단명만 기재했을 뿐 척추 경막외 혈종과 관련한 진단은 기재되지 않은 점 ▲출혈 방지를 위한 검사와 치료를 했는지에 관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은 점 ▲B 정형외과에 전원하면서 A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세밀한 경과관찰과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조치를 할 수 있도록 B 정형외과 의료진이나 보호자에게 고지와 설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들면서 "전공의가 의사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 재판부는 "당시 전공의가 원고 A씨의 요추 MRI 검사에서 척추 경막외 혈종을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만약 이를 진단하지 못했다면 당시의 보존적 치료가 적절한 조치였는지, 진단을 했더라도 전원조치 시 A씨와 보호자에게 경막외 혈종 등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 또는 설명했는지, 이러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A씨의 하지마비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심리해 주의의무 위반여부와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확인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 부분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전공의가 선택한 치료방법에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판단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대전지법에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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