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바닥 농포증(PPP) 괴로운데 치료기회도 야박하다?

손발바닥 농포증(PPP) 괴로운데 치료기회도 야박하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8.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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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A·PASI 점수, 충분한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 아니다"
대한건선학회, 지난 3월 산정특례 희귀질환 지정 신청

(왼쪽부터) 정기헌 경희의료원 교수(피부과), 김동현 분당차병원 교수(피부과), 김병수 부산의대 교수(피부과) ⓒ의협신문
 (왼쪽부터) 정기헌 경희의료원 교수(피부과), 김동현 분당차병원 교수(피부과), 김병수 부산의대 교수(피부과) ⓒ의협신문

손발바닥·머리·얼굴 등 노출부위 건선환자들의 생물학적제제치료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증, 중등증, 중증 구분에 삶의 질에 대한 평가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현재 건선의 중증도 구분 기준인 BSA(Body Surface Area)나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점수만으로 건선환자의 생물학적제제 급여 적용 범위를 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수 부산의대 교수(피부과)는 29일 한국얀센이 주최한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환자의 삶의 질과 최신지견' 마스터클래스 행사에서 "단순히 넓이만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농포성 환자, 그중에서도 노출·마찰이 많은 손발바닥 부위 농포성 건선환자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행 산정특례 등록 기준에 따르면 △중증 보통 건선의 진단을 받은 환자로 △메토트렉세이트·사이클로스포린·아시트레틴·피부광화학요법(PUVA), 중파장자외선(UVB) 중 2가지 이상을 선택해 도합 6개월(24주) 이상 치료를 받았음에도 △체표면적 10% 이상 △PASI 점수 10점 이상의 임상소견을 보여야 한다.

김병수 교수는 "노출부위·생식기·건선성관절염을 동반해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 등의 경우, 삶의 질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체표면적이 비교적 좁더라도 중증도가 더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 고름을 동반하는 농포성 건선 환자는 실생활에서 겪는 고통이 비교적 큰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BSA나 PASI 점수가 낮으면 산정특례를 받을 수 없다. 반면 노출부위가 아닌 전신 건선 환자의 경우, 산정특례를 적용 받는다.

삶의 질 측면에서 큰 영향을 줌에도, 크게는 10배(100만원 vs 1000만원)가까이 많은 치료비를 부담해야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출부위 건선은 중증도가 증가함에 따라, 건선 유병률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보통 치료가 어려운 부위로 여겨진다. 서울의대 연구에 따르면, DLQI(삶의 질 척도)의 경우, 손발바닥, 얼굴, 손톱 등 노출부위에 있을 때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현 교수는 "콩팥이 안 좋은 환자의 경우도 약을 먹지 못한다. 이런 특수한 경우에 대해서도 산정특례가 어렵다"며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 기준이 다소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환자의 경우, 몸이 망가질 때까지 약을 먹어야 생물학적 제제를 쓸 수 있는 거냐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며 "노출부위 건선의 경우, 바르는 외용제 효과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다른 치료법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건선학회가 2023년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물학제제 치료에 대한 설문에서, 90% 이상 회원이 '생물학적제제는 심각한 기능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 국소건선병변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교수들은 생물학적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짚었다. 해당 치료제 등장 이후, PASI 점수 90%∼100% 개선까지 눈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도 더했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규모나 경제적 부담을 고려했을 때, 희귀지정질환으로 등록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2022년도 기준, 손발바닥 농포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연간 1만명이다. 이중 2400명이 종합병원 이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기헌 경희의대 교수(피부과)는 "손발바닥 농포증(PPP, Palmoplantar Pustulosis)에 대해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구셀쿠맙의 경우, 52주차에 2명중 1명이 PPPASI 75%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통 50% 이상이면 좋은 효과로 간주하는데, 이는 아주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손발바닥 농포증에 대한 산정특례 희귀질환 지정을 신청해놓은 상태"라며 향후 PPP 환자들에 대한 생물학적 제제 선택의 폭을 넓힐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함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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