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연간소득 1000억원대의 미국의사회

연간소득 1000억원대의 미국의사회

  • 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10.13 21:3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MA 전문직업성 추구가 최상의 목표
내부 정치 이념 논쟁 벗어나 연속성 유지 최선

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전 의료정책연구소장)ⓒ의협신문
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전 의료정책연구소장)ⓒ의협신문

매년 연례보고서를 출간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의 시점과 약 2년 정도의 시차를 갖는다. 미국의사회가 전문직 단체로서 의사, 환자, 그리고 전문직(Profession)에 대한 자체적 성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의사회의 경영상태에 대한 재무 자료도 제공한다. 흥미롭게도 실제로 의사회의 모든 살림을 이끌어 나가는 의사 전문경영인인 상근부회장에게 지급한 급여도 밝히고 있다. 

2021년 미국의사회의 기관 총수익(revenue)은 4억 6000만 달러가 조금 안 되어 한화로 5800억원이었다. 미국의사회가 올린 2021년 세전 소득(pre-tax income)은 8150만 달러로 한화 1058억원에 이른다. 미국의사회의 전년에 대비해 늘어난 소득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회의와 여비 등 제반 비용 감소와 직원 급여 등 의사회의 긴축 재정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비록 회원의 회비는 전체 수익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나 2020년에 비하면 회비 징수도 증가세여서 고무적이다. 미국의사회의 주된 수익원은 회원의 회비가 아니라 미국의사회학술지<JAMA> 와 의윤리학<Journal of Medical Ethics>학술지 등 다양한 저작권에 의한 수익과 상대가치 코드 사업과 보험 등 투자 상품에 대한 다양한 소득원에서 발생한 것이다. 

미국의사회는 의사 이익단체이고 사업체로서 전적으로 회비에 의존하는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사회는 미국 의사의 20%도 안 되는 낮은 회원 가입율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기관의 살림을 운용하는 의사 상근부회장의 역량도 출중해 보인다. 의사 단체의 전문경영인인 셈이다. 

미국의사회의 회계자료에서 지출항목에서 인건비 등 기본적 경비 이외 실제로 의사 전문직 단체로서 수행하는 직무에 관한 부분도 잘 나타나 있어 이 내용을 보면 미국의사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간접적 이해가 가능하다. 주요 예산의 직접 투입은 전략적 축(strategic arc)과 핵심적 미션(core mission)달성의 두 가지가로 대변된다. 전략적 축을 위한 4대 과제로는 첫째 미국 사회를 위한 기여로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 예방 사업의 건강성과개선(Improving Health Outcomes)사업를 위해 1470만 달러를 지출했고 둘째로 의학교육 변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32개 의과대학 컨소시엄에 1240만 달러를 지원했다. 세째로 직업 만족도 및 지속 가능한 의료를 위하여 1080만 달러를 그리고 네째로 평생전문직업성개발을 위한 AMA Ed Hub에 960만 달러의 예산이 집행됐다. 

미국의사회는 교육을 위한 과업의 하나로서 2019년 임상도 기초도 아닌 제3의 의학교육인 건강시스템과학(Helath Systems Science)의 교육과정 개발을 이룩했고 교육과정 정착을 위해 교육자를 위한 장학프로그램을 창설했다. 미국의사회가 의료성과의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의사 이익단체가 넓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의사 양성과 지속적 역량개발을 위한 노력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미국의사회의 핵심적인 임무(mission)는 여섯 가지로 대별되고 첫 번째 임무는 Advocacy(지지, 옹호)로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환자와 의사에 관한 주요 사안을 위한 입법활동, 그리고 의사 단체의 지지와 옹호를 위한 풀뿌리 활동을 위한 정치 교육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 통계 및 시장에 관한 학술적인 업무다. 두 번째 임무는 건강, 과학, 윤리(Health, Science & Ethics)로 미국의사회의 정책(policy) 제정에 관여해 미국의사회 대의원회가 과학, 공중 보건 및 윤리 문제에 관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하며 윤리 강령과 학술지 출간 등 전문직 단체가 보유해야 할 단체적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 건강형평중심(Center for Health Equity)는 미국민의 건강권의 형평성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Integrated Health Model Initiative (IHMI)는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의료전문가, 용어학자, IT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보건 관련 데이터를 정의하고 생성해 임상 콘텐츠 분야의 데이터에 관한 표준제정과 개발 그리고 실제 활용에 대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역량은 다시 단체의 수익에도 연결되고 있다. Marketing & Member Experience는 미국의사회가 회원을 지지하고 옹호하기 위해 직무 범위와 영향력의 확장을 통해 미국의사회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직무로서 정보화를 통해 미국의사회의 각종 콘텐츠를 생성해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사회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총동원하여 정보화를 통해 미국의사회의 리더십과 단체적 성과를 제고하고 있다. 

미국의사회의 여섯 번째의 임무는 사업소통(Enterprise Communications)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사회 내부의 개개의 단위 조직의 역량을 최대로 증폭하기 위해 대화의 핵심 청중 사이의 소통이 미국의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고 일관성을 갖추도록 소통을 조정하는 노력이다. 미국의사회의 전략적 축이나 임무 달성에서 모든 과업 소통은 명확해야 하고 미국의사회가 추구하는 혁신 및 옹호를 위해 학술적이고 근거에 바탕을 둬야 한다. 

미국의사회의 연례보고서의 재무 분석 자료를 통해 미국의사회의 기관의 성격과 기능을 유추해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순수 이익단체로서 전문직 종사자의 발전과 번성을 도모하는 방법론이 고차원적이고 입체적이다. 의사 단체의 직무를 전략적 축과 핵심 과업(mission)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과업을 위한 조직과 직무수행의 일관성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사회는 전문직 이익단체인 동시에 연간 예산 5000억원을 상회하는 거대한 비영리 사업체로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의사회는 탄핵과 이념논쟁으로 상대방 죽이기의 극한대립을 보이는 정치적 작동원리와는 달리 의사전문직업성 추구를 위한 가치 수립과 사업 수행을 위한 명확한 내부소통으로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전문직단체가 사업체로서도 대단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