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보다 모유가 입원율 15%↓, Nature 자매지 하이라이트 선정
韓 연구팀 "161만 영아 관찰, 한계점 있지만 WHO도 6개월 모유 장려"
한국 연구팀이 모유 수유 여부가 아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국제학술지에서 주목받았다.
신생아 161만명을 10여년간 관찰한 결과, 생후 6개월간 완전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분유수유를 한 아이보다 입원율이 15% 낮았다. 분유와 모유를 혼합수유한 아이에 대해서도 12% 낮았다.
특히 감염 질환과 위장관 문제로 인한 입원율을 낮추는 효과가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전반적으로는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며 효과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감염과 위장관에 대해서만큼은 10세까지도 모유 수유의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호흡기, 비뇨생식기, 구강질환 순으로 3~4세까지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모유에서 유래된 미생물군집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지속 기간이 각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부 부상과 정신질환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는데, 연구팀은 되려 이 부분이 연구의 신뢰성을 방증한다고 봤다.
이제까지 모유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단일 병원을 중심으로 단기간에만 이뤄지는 등 제한적으로 시행됐는데, 이번 연구는 전국적인 데이터로 장기간 추적한 연구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태어난 모든 신생아 200만명 중 80%에 달하는 161만명의 표본을 추출했다. 표본 추출과 통계 분석 과정에서도 성별, 출생 연도, 출생 계절, 거주지역(지방 또는 도시), 가계 소득 등을 고려했다.
다만 △모유 수유가 아닌 다른 변인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모유 수유와 입원율의 관계에 매커니즘은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 △수유 방식은 부모의 응답을 차용했기에 기억 편향·왜곡 여지가 있다는 점 등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생후 6개월 모유 수유를 장려함으로써 소아의 입원율을 낮추고 아동 보건을 증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긴급구호아동기급(UNICEF) 모두 출생 1시간 내 모유 수유를 시작해 생후 6개월간은 모유만 먹일 것을 권장한다는 것이다.
연구 표본상 현재 한국의 수유 형태는 완전 분유 39%(63만명), 혼합 수유 20.2%(33만명), 완전 모유 40.8%(66만명)이다.
연구팀은 "기존 문헌상 모유 수유는 유방암·당뇨병·난소암을 예방하는 등 산모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모들의 생후 6개월간 모유 수유를 장려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주영 교수(성균관대 약학)·이승원 교수(성균관대 기초의학교실)·연동건 교수(경희의대 소아청소년과·연구전담)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17.7)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호(9월) '에디터 하이라이트'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