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포럼 모인 의대생들, 바이탈vs비바이탈 선호도 비슷해
811명 설문에서도 53% 필수의료 지망했지만…"실습 돌며 현실 목도"
젊은의사포럼에 모인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의 현장 설문에서 예상외 결과가 나왔다.
필수의료 붕괴와 전공의 지원율 하락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 일명 '바이탈'과를 하고 싶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다.
필수의료 붕괴와 전공의 지원율 추락으로 시름이 깊어 가는데, 정작 의대생들은 절반이 바이탈과를 지망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18일 젊은의사포럼 현장에서 만난 의대생들에게 물었다.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은 이 같은 결과에 '학년'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예과 때는 의대에 왔으니 응당 사람을 살리는 바이탈을 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가도, 임상실습과 인턴을 거쳐 열악한 현실을 맞닥뜨리면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과 3학년이라는 A 의대생은 바이탈과를 희망한다는 스티커를 붙였다. 직접 손을 움직여 수술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바이탈을 지망하기까지 많이 망설였고,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A 의대생은 "아직 학생이라 전반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생명이 오가는 만큼 확실히 바이탈을 하시는 선배님들이 소송도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바이탈을 지망하면 의료현안에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더라"며 "장기이식 수술 한번에 천만원인데 성형수술도 단번에 천만원이 가능하다. 육체적으로 일이 많이 힘든데 보상도 적다"고 짚었다.
"실습을 돌면서 '정말 이게(이 길이)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덧붙였다.
국가시험 준비에 한창인 B 의대생은 "본과 때까지만 해도 내과를 지망했다. 주위에도 내과를 지망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졸업할 무렵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과목 자체에 학구적으로 재미를 느끼더라도 현장을 겪다 보면 '선배들이 저렇게까지 고생하는데 이 과를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C 전공의는 "확실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바이탈을 희망하는 이들이 줄어든다. 본과 3·4학년 실습과 인턴이 과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면서 "예과 때부터 가고 싶은 과가 확실했던 친구도 실습과 인턴, 전공의를 거치며 해당 과에 대한 생각이 급격히 변했다"고 돌이켰다.
한편 지난 10월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의료정책연구원과 전국 41개 의대에서 811명의 학생을 설문 조사했을 때, 필수의료 영역에서 일하겠다는 학생이 52.8%였다. 젊은의사포럼 현장의 설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공의 지원율을 살펴보면, 바이탈을 하고 싶다는 의대생들의 열의가 이어지기에는 현실의 벽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