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필수의료 패키지에 의료계 '아우성'

政 필수의료 패키지에 의료계 '아우성'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2.0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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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히지 않는 의대 증원…의료비 폭증은 개원가·비급여 규제로 돌려막기?
의협 "깊은 유감, 의료현안협의체 논의하라"…의료계 곳곳 성토 줄이어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의대정원 대폭 증원 의지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 긴축 방안이 잇따랐다. 발표 직후 의료계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지는데, 필수의료 소생이 아닌 '말살' 정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이라는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보상체계 공정성를 골자로 하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 

첫 항목인 의료인력 확충에는 서두부터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을 명시하고 있다. 2035년에는 의사 1만 5000명이 부족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당일 입장문을 내고 "의대정원 확대는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며, 의학교육 질 저하는 물론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을 가져온다"고 항변했다.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협과 충분히 논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특례 적용 범위에 사망사고 및 미용·성형 제외 ▲개원면허 및 면허갱신제 도입 ▲대안적 지불제도 등과 관련해 "의사면허를 통제하고 규제하는 안으로, 큰 우려와 함께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재정 계획이 불명확하다고도 짚었다. 의협은 구체적 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건보재정을 재분배하는 수준의 보상체계 조정이 아니라, 별도의 기금을 운용해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계는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비 폭증을 의사 규제를 통해 억제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말살'정책이라 일컬으며 "현 정부를 향한 기대를 접는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같은 날 성명을 낸 미래의료포럼은 "2035년 의사가 1만 5000명 부족하다는 것은 잘못된 추계임을 이미 다수 의료단체에서 지적했다. 정부가 이미 결론을 정하고 의대정원을 확대하기 위해 필수의료를 끼워맞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처참히 붕괴한 필수의료 자체 개선보다도 비급여진료 등 다른 쪽을 황폐하게 만들어 필수의료로 유도하겠다는 발상"이라며 "2024년도 건강보험 재정 지출액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5년간 불과 10조원을 투자해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성토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개원 진입장벽을 높이고 각종 규제로 의료환경을 황폐하게 만들어서, 의사들을 반강제적으로 고위험·고난이도·저보상 진료 영역으로 몰아 넣으려는 최악의 망책"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의약분업이나 원격의료와는 차원이 다른, 의대정원 수천명 증원보다도 더욱 심각할 부작용을 초래할 중대사안"이라며 "의료 현장에 생존의 문제로 즉각적인 피해가 닥쳐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정부의 발표로는 늘어난 의대정원에 내실 있는 교육·수련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체적 방안이 없다"며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됐는데 지역출신 의사 선발을 아무리 늘려도 의사는 수도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또 "재정추계와 재정확보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고 '재정당국과 협의해야 한다'고만 명시하며 일단을 발표부터 하는 행태"라며 "현재도 이탈 중인 필수의료 전임교수를 채용 정원 확대와 약간의 가점으로 늘리겠다는 것 역시 현실을 모르는 어이없는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중차대한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의협에는 사전 연락조차 하지 않고 밀어붙였다"며 "총선에서 낙선 운동을 포함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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