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단체행동 임박…"정책 패키지에 폭발"

빅5 전공의 단체행동 임박…"정책 패키지에 폭발"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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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급변에 현장 전공의들도 '깜짝'…파업 돌입 확실시?
분노 임계점 달했다 "정부의 '낙수' 의지 절감, 신뢰 산산조각"
"단체행동 하겠다" 응답 86%→88.2%, 1만 전공의 '부글부글'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정부의 의대정원 '숫자' 발표가 임박한 시점, 전공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전체 전공의 4분의 1가량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투쟁 의지를 보임에 따라 대규모 단체행동으로 번질 전망이다.

'투쟁 동력을 잃었다'는 평이 무색하게, 전공의들은 이구동성으로 "전체적으로 파업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단체행동에 회의적이었던 이들 역시 "동료들이 모두 분노하고 있다. 파업이 거의 유력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월 전공의 단체행동 참여 여부 설문 이후 5일 현재 단체행동 가부 '투표'에 들어갔다. 

아산병원에서 수련 중인 A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바쁜 업무를 소화하다 보니 아무래도 관심에서 멀어지고 의대정원 이슈가 자주 오르내리지도 않았다. 저뿐만 아니라 주변도 마찬가지였다"고 했으나 "현재는 동료 전공의들이 대체로 단체행동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압도적인 찬성이 될 거라곤 생각 못 했다"고도 덧붙였다.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성모병원)도 5일 현재 전공의 단체행동의 민의를 모으고 있다. 응급의학과 수련 중인 B 전공의 역시 "주변 동료들이 파업을 원하고 있고, 단체 채팅방에서도 의대정원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당시 개인적으로는 단체행동에 반대했으나,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에도 파업에 돌입할 것이고, 여전히 파업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더라도 (2020년의 저와) 마찬가지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전공의는 "예전에는 지역 2차의료기관에서도 충분했던 환자들마저 모두 서울로 보내지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라며 "현장 의료인들은 10년 뒤 의대정원보다도 당장 코앞이 막막하다. 응급실에서 당장 환자를 받을 인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전공의들의 분노를 임계점에 다다르게 한, 혹은 넘게 한 기폭제는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로 보인다.

B 전공의는 '착취 연장'으로 해석되는 인턴 2년제와 모호한 수련환경 개선책 등도 문제지만, 미용의료 개방과 지역의사 등 필수·지역의료로 '낙수'시키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고 분개했다. 9·4 의정합의 위반으로 신뢰를 깼다고도 지적했다.

대전·충남 권역에서 수련 중인 C 전공의는 "은사님 한 분이 해당 권역에서 유일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로, 365일 번갈아 밤을 새며 버틴다. 그 분이 안 계시면 1년에 300명 이상이 죽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사는 전문가로서 자부심과 소명의식이 강한 직종인데, 사명감 하나로 필수·지역의료에서 버텨온 이들을 '낙수' 취급이 말이 되느냐. 서울 의사는 성공한 의사고 지역에서 버텨온 이들은 '낙수' 의사인가"라며 "지역의사제로 강제로 지역에 묶어놓는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의대정원과 관련해 자체적인 대응 로드맵을 구성했고, 단체행동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체제 전환이 논의되기도 했다. 순천향대병원도 단체행동 선두에 설 병원으로 거론된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내부에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대정원 증원을 비판하는 담론이 오가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수련 중인 병원이기도 하다.

지난 1월 22일 전공의협의회가 공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4200여명 전공의 중 86%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1월에 실시했던 설문도, 현재 진행중인 투표도 대전협이 아니라 풀뿌리부터 각 수련병원 단위로 실시한 '바텀업'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압박도 들어오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대전협의 설문결과 발표 직후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의 성명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해 왔다. 이를 두고 박단 대전협회장은 "수평위는 전공의 특별법에 의거 전공의 권리보호와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구성했다. 이러라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필수의료 정책패키지까지 발표된 현 시점에서 전공의들의 분노는 '86%'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5일 대전협에 따르면 3일부터 140여개 수련병원 1만여명 전공의 추가 설문 결과, 단체행동 참여 비율은 '88.2%'다.

이중 빅5 병원 참여율이 86.5%, 전국 17개 국립대병원 참여율이 84.8%로 나타났다.

대전협은 정책패키지가 발표된 이튿날인 2일 온라인으로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을 논의했으며, 대의원총회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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