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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연구'에서 동아에스티의 길을 찾다

'중개연구'에서 동아에스티의 길을 찾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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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접합체'(ADC) 집중…"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
약사 살 길은 인수합병뿐…"상위사 협력 지속·더 큰 딜 원해"
송도연구소 바이오시밀러 주력…다양한 연구개발·유기적 성장 목표
인터뷰 -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사장

"동아에스티는 중개연구에서 길을 찾겠다." 

이제 글로벌 제약사들도 발굴된 물질을 초기에 직접 사는 것보다 임상 1상을 마쳤거나, 어느 정도 임상적 근거를 갖춘 신약물질에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신경과학이나 항암제 분야 신약개발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경쟁이 심한 만큼 안정성을 입증해도 유효성이 없으면 외면받는다. 1상이나 2상까지 자체 연구력으로 끌고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여건이다.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이 중개연구에서 새로운 진전을 모색하는 이유다. 

그는 2년여 전 부임 이후 연구조직 개편에 주력했다. R&D 전략실 주도로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시행 과정에서 인력구성 이동도 조직 개편도 쉽지 않았지만, 몇개 팀을 통합하고 신설하는 등 동아의 명성을 찾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방점은 중개연구에 찍힌다. 

송도와 용인연구소의 기능도 재편한다. 송도연구소는 바이오시밀러, 용인연구소는 합성신약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기단계 물질의 라이선스 인&아웃 과정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확장성 있는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조직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하면서 전략적인 연구개발 체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해외사업 개발 분야에서는 2상 혹은 3상에 진입했던 의약품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SK바이오팜과의 협업은 이런 노력의 연장선상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1월 SK바이오팜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해외 30개국 판권을 계약했다. 

항암제 2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DA-7503)의 라이선스 아웃 추진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나 내년 중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단순한 항체의약품은 강자가 너무 많아 비전이 없다. 우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ADC 제조시 항체와 톡신을 이어주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모두 할 수 있다. 우리에겐 기회다."

■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
■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

- 취임 2년간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올해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3년차에 접어들며 생각보다 힘든 게 많다. 자본도 부족하다. 규모가 있는 동아이지만 결핍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했다. 앱티스를 인수하면서 연구의 중심에 ADC가 있도록 했다. 우리의 연구개발 방향은 확실하다. 물론 매출을 낼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

- R&D 전략실은 어떻게 운영하나.
연구-운영-예산 등으로 구분이 돼있다. 사업 기획 분야에서 만든 아이디어를 사업에 활용하면서 예산을 관리토록 하는 게 목표다. 저와 기획실장, 연구본부장이 유기적으로 일하고 있다. 인원은  40명 규모로 운영팀 인력이 가장 많다. 사업과 기획에 30명 정도가 있는데 일손이 조금 달린다. 올해는 전략적으로 종양학 분야 인재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질환, 염증성질환은 물론 알츠하이머, 항암, 신경계질환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 앱티스 인수는 도움이 됐나.
크게 도움이 됐다. 연구구조에 대한 토론은 늘 필요하다. 마케팅까지 접목하면서 총체적인 논의가 가능해졌다. 한 번에 이슈를 논의하고 결정하면서 시의성도 도모하게 됐다. 우리가 가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리뷰할 수 있다. 앱티스 인수를 통해 ADC를 끌어올렸다. 미래를 위한 방향성은 유전자치료제(진 테라피)가 맞지만,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라는 기반을 생각하면 ADC로 할 수 있는 게 많다. 

- 바이오시밀러의 지향점과 동아에스티의 대안은 무엇인가.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가 연말 출시된 이후 빨리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 항체의약품은 강자가 많아 비전이 없다. 동아가 할 수 있는 것은 ADC다. 가령 안티바디에서 이중항체를 갖고 구조를 만들면 2000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가진 에스티젠바이오도 충분히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 ADC의 기본구조는 안티바디(항체)에 톡신 1개를 붙이는 형태다. ADC 제조시 항체와 톡신을 이어주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우리가 다 할 수 있다. 우리에겐 기회가 된다.

- 향후 생산시설 확충 계획은.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송도공장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송도연구소의 CMC기능을 바탕으로 에스티젠바이오가 개발을 할 수 있는 CDMO구조로 체계를 변경하고 연구소 뒤에 있는 대규모 유휴부지는 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을 갖추려고 한다. 공장과 함께 항체와 톡신을 이어주는 시설을 만들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한다. 앱티스를 인수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연말 즈음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과의 경쟁에서 생존전략은. 
대규모 바이오기업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그들이 못하는 걸 동아가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최대한 우리의 시설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십도 고려하고 있다. 항체 관련 사업이 중심이다. 벌써 3세대 링커 항체와 톡신의 접합방식 기술이 나와 있다. 우리는 아직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을 경험하지 못했다. 내부 과제에 대한 임상 단계를 올려가며 우리의 수요를 찾을 계획이다. 

- 상위 제약사와의 협력은 올해도 이어지나.  
올해도 한다. 더 큰 딜을 원한다. 국내 제약사가 살 길은 제약사간 인수합병 뿐이다.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 최근 국내 사례에서도 보듯 이종기업간 협력도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 케미컬에서 바이오로 연구개발 방향 전환에 대해 구성원 생각은 어떤가. 
동아에스티 관련 3사 중 에스티젠바이오의 직원 평균연령은 31세다. 젊으면서 열정도 있다. 에스티팜과의 협업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mRNA 비즈니스도 고민하고 있다. 자체의 마인드를 바꿔나가고 있다. 저분자 의약품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자를 만들려고 한다. 면역 질환과 유전자 치료제 분야다.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은 영원하겠지만 방향은 바뀌어갈 것이다. 

- 미국의 자회사 뉴로보에 대한 전략적 활용법은.
뉴로보를 향한 기대는 높다. 보스턴에서 이제 1년이 됐다. 작은 문제들이 있지만 동아에스티의 사업을 함께 하려고 한다. 조직 역시 DA-1726과 DA-1241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들의 임상과정 이후에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의 16∼17%를 연구비로 쓰고 있다. 다른 제약사에 비하면 금액은 낮아도 비율이 높다. 올해 JP모건 컨퍼런스를 비롯 다양한 행사에서 여러 벤처를 만나고 있다. 뉴로보의 프로젝트가 잘 되면 보스턴도 합류해서 새 역할을 만들 것이다. 전략적 활용법은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한다. 국내에서 1상, 2상 이후 라이선스 아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할 수 있는파트너십이 필요하다.

- 올해 라이선스 인 & 아웃 계획은. 
초기 단계에서 많은 게 진행되고 있고 임상 중에 있다. 동아의 경우 TAU와 항암제의 각각 투약량을 정하고 진행한다. 라이선스의 경우 초기 단계의 것을 많이 사오려고 한다. 물질 자체를 사오거나 라이선스 인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항암제 DA-4505, 인지기능개선제 DA-7503 등이 1상 중이다. 또 염증질환 관련 연구 등 역시 최소 라이선싱을 목표로 한다. DA-7503의 경우 데이터는 좋으나 임상 데이터는 아직 없다.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면 유효성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염증질환은 신경이냐 위장이냐에 따라 갈리는데 이와는 별개로 인플라마좀을 타깃하는 물질은 아직 많은 회사도 초기단계인 퍼스트 인 클라스다. 우리 역시 빨리 움직여야 한다.

- 올해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인수합병, 다양한 연구개발, 유기적 성장이다. 2032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동아에스티의 갈 길을 숙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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