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수용 교육시설 개편만 4년간 250억 "2000명 가능해?"
20일 저녁 전공의-의대생-교수 '회동', 소통 창구 열릴까
2025학년도 의대별 정원 배정이 발표되자 의대 교수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증원 찬성 여부를 떠나 '가능성'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20일 '2000명' 증원 계획에 따른 각 의대 정원 배정을 확정했는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을 기점으로 매일 언론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20일 첫 언론브리핑에서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고려의대 교수협의회장)은 "대폭 증원하기에는 현재 의학교육 여건이 역부족"이라며 고려의대 제1의학관 사례를 들었다.
조윤정 위원장에 따르면 정원이 100명에서 최대 130명인 제1의학관 교육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증축하는 데에만 250억원이 들었다. 공사기간은 4년이다.
해부학 실습실, 해부 외 실험실습실, 전산 실습실, 소그룹 토론 세미나실, 시뮬레이션 센터 등 시설을 1년 안에 확보하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각 시설 교육별로 12~20명 튜터 교수가 동원돼야 함을 생각했을 때 교수 확보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설령 교육부가 배정 인원 규모에 따라 교육 인프라를 위한 추가 예산을 반영한다 해도 2000명 증원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윤정 위원장은 "시설 개편(리노베이션)만 4년이 걸렸다. 시설을 빼고 당장 건물만 짓는다 해도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전국 의대의 각종 시설과 교원 교수를 모두 생각하면, 얼핏 생각해도 수백조는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의교협은 정부의 증원 추진에 대응으로서 대국민·대정부 소통에 지속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일일브리핑 또한 그 일환이며, 20일 저녁 8시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만나 대응책을 논의한다.
조윤정 위원장은 "교수들이 나서서 중재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의대생, 대한의사협회와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도 전의교협 확대회의를 통해 각 의대 교수협의회장 겸임 비대위원장 10명, 비대위원장 15명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