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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7 13:15 (토)
"사회가 겪을 모든 고통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사회가 겪을 모든 고통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3.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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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26개 전문과목학회, "정당한 주장 받아들여질 때까지 함께 할 것"
의대정원 증원 관련 모든 조치 철회 촉구…"대화·협상 통해 의료 파탄 막아야"

"우리 사회가 겪을 고통의 책임은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선언한다."

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혼란의 책임 주체가 정부라는 것을 명확히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 아픔을 끝까지 지키면서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한민국의 의료가 바로 설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면서 오히려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개혁을 앞세워 의학교육을 무너뜨린다는 비판이다. 

한의학회는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수많은 환자를 고통으로 몰아 넣고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마비시켜 임상교육은 파탄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의사가 배출될 것"이라면서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영원히 복구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수의료·지역의료는 물론 공공의료까지 마비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 

의학회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도구처럼 동원하는 정부의 모습에 의대생들이 놀라고 분노했다. 앞으로 상당수 의대생들이 사병으로 지원하고 군의관과 공보의 자원은 격감할 것"이라면서 "전공의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이며 학문 후속세대이다. 이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의학 학회는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 진료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대 정원 증원 관련 모든 조치의 철회를 촉구했다.

의학회는 "정부는 그간의 모든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현장의 파탄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 입장문

지난 2월 6일 정부의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우리 사회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료계와 합의 없는 독단적 결정을 정의와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많은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은 정책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로 제시한 세 보고서의 저자들은 한목소리로 2,000명 증원에 반대하였습니다. 저자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연구를 부적절하게 인용하였다고 비판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미래 전공에 대한 조사조차 없이 의대 정원을 책정하는 비과학적인 과오를 범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정부는 그간의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합리적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는 대화를 하기 보다 의료계 대표들을 고발하고 수일간 장시간의 조사로 괴롭히고 있습니다. 집회에서 한 연설을 근거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했다며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지금 정부는 다시 돌아올 다리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정부의 극단적인 조치는 필수의료에 헌신하는 전공의들과 지역의료에 헌신하는 전공의들을 병원에서 내쫓는 것입니다. 동시에 정부의 극단적인 조치는 의과대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다리를 불태우는 것입니다.

정부는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필수의료를 파괴하고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며 지역의료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의료개혁을 하겠다며 의학교육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독단적 결정으로 우리 사회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첫째,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수많은 환자를 고통으로 몰아넣을 것입니다. 전공의가 없는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이 진료에 헌신하고 있으나 점차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힘을 중환자 진료와 응급실 진료에 사용하고 다른 진료는 최소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마비시킬 것입니다. 의과대학의 임상교육은 파탄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의사가 배출될 것입니다. 선배에서 후배로 이어지는 전공의 수련체계는 훼손되고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영원히 복구되지 못할 것입니다.

셋째,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까지 마비시킬 것입니다. 군의관과 공보의를 도구처럼 동원하는 정부의 모습에 의과대학생들이 놀라고 분노하였습니다. 앞으로 상당수 의과대학생들이 사병으로 지원하고 군의관과 공보의 자원은 격감할 것입니다.

전공의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이며 학문 후속세대입니다. 이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의학 학회는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 진료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것입니다.

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겪을 고통의 책임은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국민들의 아픔을 끝까지 지키면서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한민국의 의료가 바로 설 때까지 그들과 함께하며 지원할 것을 선언합니다.

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의료계는 물론 사회 각계와 협력하여 의료체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합니다.

정부는 그간의 모든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현장의 파탄을 막아 주십시오.

2024. 3. 20. 
한의학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비뇨의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대한핵의학회, 대한응급의학회 이상 26개 전문과목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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