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휴학도 없고 유급도 없을 것" 반복
학습물 내려받기만 해도 출석인정? "대학책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일련의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전공의는 병원을, 의대생은 학교를 떠났다. 그런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 중 16개가 4일부터 수업을 재개했다. 가천대, 경북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절반이 넘는 숫자인 1만377명이 휴학계를 낸 상태다.
교육부는 9일 브리핑을 갖고 의대생들의 휴학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집단 유급 사태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업을 재개하면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복귀할 것이며 교육의 부족 문제는 각 대학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8일 기준 16개 대학이 수업을 재개했는데 예과 2학년부터 본과 수업 기준 1개 학년이라도 운영 중인 경우를 모두 포함한 숫자다. 이들 대학은 실시간 온라인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혼합해 운영하고 있으며 본과 3~4학년 실습수업은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즉, 수업을 재개했더라도 내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경북대만 해도 학생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학습물을 내려받기만 해도 출석을 인정한다는 후문이다.
나머지 24개 대학도 이달 중으로 수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순천향대만이 유일하게 수업재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신입생인 예과 1학년 수업은 교양수업 비중이 높은 특성 등을 고려해 운영현황을 별도로 파악했는데 총 24곳의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휴학도 인정할 수 없고, 수업재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집단 유급사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석환 차관은 "집단 동맹휴학은 관계 법령에서 인정하는 휴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대학에서 학생들의 학사 일정을 정상화하고 집단 유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자 했던 학생들의 목소리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학과 유급 모두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모든 책임을 대학에 전가하는 듯한 입장도 보였다. 수업을 재개하더라도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는 담보할 수 없고, 출석일수가 모자라면 결국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 차관은 "학사일정 운영은 학생과 학년, 과목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교육부가 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교수가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책적으로 지원할 일이나 협력할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