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보여준 여론" 국민 목소리 받들어 증원 '원점 재검토' 촉구
"고발·명령·행정처분 무리수 드러나…철회하고 의료계와 발전적 논의하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국민 여론을 언급하며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제22대 국회 총선에서 여당 패배 요인은 무리한 증원 추진이었다며, 대화 테이블에 앉을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의협 비대위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정부에 요구한 것은 '의협 비대위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무리하게 내린 각종 명령, 고발, 행정처분을 철회할 것'과 '의대정원 증원 절차를 중단할 것'이다.
비대위는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총선 결과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함께 발전적인 의료개혁 방향 논의를 시작하라는 요구"라고 짚었다.
또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추진하던 명분은 국민 찬성 여론이었다"며 "정부는 편향된 질문으로 도출된 찬성여론을 업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했으나, 이제는 선거로 드러난 국민들의 '진짜' 여론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그간 정부가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해 왔다고 거듭 밝혔다.
비대위는 "경찰은 한 달 이상 수사를 지속하면서도 의협 비대위 지도부에 어떤 혐의점도 찾지 못했고, 저임금 중노동으로 수련병원 수익을 떠받치고 있던 전공의들이 사라지며 한국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도 드러났다"고 돌이켰다.
"특히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화과 시도,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일관성 없는 태도까지 국민들이 지켜봤다"며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 추진 목적이 의료 개혁이 아닌 총선용 포퓰리즘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비대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이 3개월 의사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어떤 단체행동 결의를 하기도 전에 전공의들이 먼저 사직했다. 발언을 두고 전공의 사직을 교사했다는 건 성립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면허정지 처분을 두고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은 11일 행정법원에서 기각됐는데, 이를 두고도 "법원이 법리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의사 집단행동 확산 우려 등 정치적 이유로 기각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무리로 인해 미래에 희망이 사라진 전공의와 학생들은 병원과 학교를 떠났는데, 정부는 생전 처음 듣는 갖가지 명령과 휴학을 허가하지 말라는 초헌법적 명령까지 내렸다"며 "가속되는 의료 파국의 시계를 멈추고 국민생명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음을 인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