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역사 바탕, 국제적 위상 강화·여성 인권 향상 주력"
"다양성·포용성 증진, 여성 인권 개선…'미래로, 세계로' 도약"
"여의사의 권익 향상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계 정책 결정 과정과 여의사 관련 이슈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32대 집행부 임원들과 손발을 맞춰나가겠습니다."
홍순원 제32대 한국여자의사회장은 9일 마포구 여의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선배 여의사들이 하나씩 쌓은 68년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로,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임기 2년 동안의 청사진을 밝혔다.
여자의사회는 1956년 창립한 사단법인으로 부산·경남·대구경북·인천·광주전남·대전·전북·충남·경기 분회를 조직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 열린 제75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대한병원장협의회와 함께 의료법이 규정한 의료인 단체 중앙회인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로 정식 편입했다. 의협 산하단체는 기존에 시·도 지부와 사단법인 대한의학회·협의회(개원의·군진의사·공직의·전공의·공보의·병원의사)로 구성했으나 두 개 단체가 가세하면서 대외적 위상을 강화했다.
"전체 의사 중 여의사가 27%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지만 의사 사회에서 여전히 마이너리티에 속한다"고 지적한 홍순원 회장은 "학회와 시도의사회 등 의료단체에서 여의사들이 더 많이 진출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100명 정회원 가운데 여성의사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의학회 명예로운 의학자 107명 중 여의사는 4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42대 의협 집행부 임원 39명 중 8명(21%)이 진출하고, 사상 처음 시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에 2명의 여의사가 탄생한 것은 고무적이다.
홍순원 회장은 세계여자의사회장을 두 명이나 배출한 저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일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현재 세계여자의사회(MWIA)는 김봉옥 전 한국여자의사회장이 부회장 겸 서태평양지역 대표를 맡아 국제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갈등을 유발한 정부 고위 관료의 성차별 발언 직후 세계여자의사회가 "세계보건기구(WHO)헌장과 세계인권선언 및 기타 국제조약에 명시된 보건의료분야의 양성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의료전문가, 특히 여의사와 보건의료분야에서 어떠한 성 차별적인 관행이나 발언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여자의사회와 연대할 것"이라는 비판 성명이 나온 것도 여자의사회의 국제협력 노력과 무관치 않다.
"세계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교류를 통해 협력망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힌 홍순원 회장은 "먼저 7월 11∼13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의사회(MWIA) 서태평양지역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하는 여의사 회원의 등록비 전액과 항공료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을 경험면서 여자의사회가 의료정책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언급한 홍순원 회장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4명의 여의사들과 지속해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의료 현안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6월 10일 열리는 월례 학술심포지엄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을 초청강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홍순원 회장은 "내부적으로 ESG 경영과 디지털 회무를 통해 시니어 회원부터 청년 회원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하고, 외부적으로 여의사회의 활동을 적극 알림으로써 한국여자의사회의 모토인 '참된 의사, 현명한 여성, 건강사회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32대 집행부 임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이라며 "여의사인권센터를 중심으로 의료계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하고, 여성 인권 등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에는 김향 수석부회장(서울 용산구·김향내과의원)·이찬화 총무이사(서울 강남구·리리유의원)·신혜원 총무이사(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김현정 총무이사(세종충남대병원 피부과)·서해숙 공보이사(서울시민건강국 감염병연구센터)·김이연 공보이사(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등이 함께 참석, 32대 집행부 세부 활동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