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유급방지책 검토 '계절학기·비대면'개정 등
37곳 대학 방지책 제출…의대생 복귀 기미 '전무'
교육부가 '수업거부' 의대생 구제책의 일환으로 의사국가시험 일정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아,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정작 의대생들의 복귀 기미는 전무한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 3일 의대를 운영 중인 40개 대학에 의대생 복귀를 염두에 둔 '유급 방지책'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제출 마감일은 이달 10일까지. 방지책을 제출한 곳은 37곳이었다.
교육부는 13일 브리핑에서 유급방지책 제출안 접수사실을 밝혔다. 제출안에는 국시 연기와 함께 계절학기 수강 가능 학점 확대, 비대면 수업 진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대학에서 국시 일정 연기 요청을 많이 했다"면서 "필요하다면 국가장학금 일정을 조정하거나 의사 국시 일정 조정을 검토해 보건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의사 국가시험은 현행 기준에 따라 주당 36시간 이상, 총 52주의 임상실습을 마쳐야 응시할 수 있다.
통상 실기시험은 9월∼11월, 원서 접수는 7∼8월 진행된다. 현재 수업을 거부 중인 본4 학생이 해당 기준을 맞춘 후 시험까지 준비할 기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각 대학들의 판단이다.
유급 방지를 위한 학사 운영 유연화 방안으로 많이 언급된 것은 비대면 수업과 계절학기 이수 가능학점 확대다.
계절학기를 통해 이수할 수 있는 학점은 최대 9학점. 각 대학에서는 이 부분을 확대해 수업 거부 중인 학생들의 부족한 학점을 채울 수 있도록 요청했다.
유급 방지를 위해서라지만,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비대면·단기간 교육은 정상 교육 대비 부실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구 대변인은 교육 질 저하 우려에 대해 "꼭 질이 하락된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다만 학생들 수업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빨리 학교로 복귀해 수업을 하면서 의견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관적인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학교별·학년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가 일괄적 지침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항변하며 "여러가지 사례들을 대학과 공유할 것"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의대정원 집행정지 소송'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구 대변인은 "법원 판결이 나오는 이번 주가 정책 추진의 고비"라면서 "학생들이 빨리 돌아오게 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법원에서 인용이든 각하든 결정이 나면 구속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모집 요강이 발표되고 7월부터 재외국민 특별 전형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치를 하기 어렵다"며 "판결에 따라 대책을 만들어야한다. 지금은 (집행정지 인용 시 대책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복귀'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각 의대별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TF은 수업 거부 직후부터 봉사활동, 의대증원 정책 불합리성 카드뉴스 제작 등 '의대 증원 반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 움직임은 각 대학의 의대 증원 개정이 담긴 학칙 부결을 위한 피켓시위, 성명 발표다.
충북대, 부산대, 제주대 학생들은 의대 증원 개정을 논의하는 각 대학 회의장 앞에서 의대 교수, 전공의들과 함께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부산대·제주대의 경우 실제 교무회의 등에서 개정이 부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