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공급자-가입자-보험자 간담회 "파격적인 밴딩 상향 조정 필요"
최성호 단장 "10조원, 환산지수 협상에 투입하면 파업·시위 안한다"
수가를 구성하는 요소인 '환산지수' 협상에 나선 공급자 단체들이 28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적적립금을 사용할 때라고 한목소리 냈다.
의협 역시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냈다. 최성호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28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재정소위)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3년 연속 흑자, 누적 적립금이 28조원에 이르는 상황으로 여력이 있을 때 10조원을 수가인상을 위한 밴드에 투입하고 의료사고 소송 비율을 일본 수준으로만 낮아진다면 대한민국 어떤 의사도 파업에나 시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입자 중심의 조직으로 환산지수 협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 등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의협을 포함한 공급자 단체는 협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를 전혀 모른 채 협상에 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문제 제기를 꾸준히 해왔다.
이에 건보공단은 제도 개선책으로 지난해부터 가입자-공급자-보험자가 함께 만나는 자리를 지난해 처음 만들었다. 환산지수 인상을 놓고 공급자와 가입자의 시각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최성호 단장은 "그동안 의료계는 공급자가 배제된 재정운영위 구성, 밴딩 규모 공유, SGR 모형의 한계, 협상결렬 시 별도의 조정기구 설치 등 수가협상 제도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라며 "국고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국회 및 정부 등을 통해서도 촉구했지만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가 이하의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 해결을 위한 의료계 요구를 방치해 온 결과 지역 필수의료는 붕괴되고 있고 전공의는 미래가 없다며 의료현장을 떠난 이후 돌아올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의협은 건보공단과의 앞선 협상에서 10% 이상의 환산지수 이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단장은 "필수의료가 기피되는 건 위험에 비해 돌아오는 보상이 적기 때문"이라며 "저수가를 정상화하고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 제정돼야 필수의료 정상화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므로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해 예년과는 다른 파격적인 밴딩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달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장도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할 재정 결정 구조를 대하는 공급자의 입장은 깜깜한 게 현실"이라며 "재정위에 공급자 참여 문제는 건보법 개정 사항인 만큼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투명한 시뮬레이션으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