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비의료인 문신시술 전국 최초 국민참여재판 시행
배심원 7명 중 4명 '유죄' 평결…징역 1년 등 양형의견 제출도
최근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이 전국 최초로 진행된 가운데 배심원으로 참석한 국민 절반 이상이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은 유죄라는 의견을 냈다.
법조계는 처음으로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에서 국민 다수가 유죄로 평결한데 의미가 있다며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금지하는 현행 의료법과 국민 상식간 법감정의 간극이 크지 않다고 볼수 있다고 해석했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어재원 부장판사)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반영구문신시술' 행위를 공중위생관리법위반 및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법위반으로 기소한 사건(2023고합130, 2023고합655)에 관해 전국법원 최초로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하고 14일 선고를 내렸다.
피고인은 2020년부터 대구에서 눈썹 문신시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및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국민이 배심원이 되어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의 국민으로 해당 지방법원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배심원을 선정한다.
배심원으로 선정된 국민은 정당한 사유없이 법원에서 통지한 선정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배심원으로 선정돼 재판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법률에서 정한 여비가 지급된다.
양일 간 실시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으로 참석한 7명 중 4명은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두고 유죄라고 판단했다.
유죄로 평결한 배심원 4명 중 3명은 문신시술을 시행한 비의료인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만원으로 양형의견을 냈으며, 나머지 1명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만원, 집행유예 1년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배심원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과 의견을 법원이 무조건적으로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판장이 배심원의 평결결과와 다른 판결을 선고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재판부는 "7명의 배심원들 중 다수가 유죄로 평결했다"며 "눈썹 문신에 대한 의학적·보건학적 위험성에 더해 눈썹 문신을 받아들이는 일반적인 국민의 시각, 이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 국내의 관련 법령의 제·개정 진행상황, 외국의 입법론 및 사례 등의 대해 검사와 변호인이 심도 깊은 찬반의견을 개진하고 배심원들이 장시간 토의해 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참여재판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눈썹 문신시술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국민의 시각이 주요했던 사건에서 배심원들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 참석한 피부과 전문의는 "문신시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내원한 환자가 최근에도 있었다"며 "문신으로 인해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염, 육아종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문신을 통한 부작용은 마취 과정, 시술 과정, 사후 관리 과정, 염료의 성분 등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문신을 위해 리도카인 성분이 함유된 마취연고를 사용하는데 이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하고 마취제를 잘못사용하는 경우 심장 등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문신에 사용되는 염료 중 일부에서 카드늄, 납, 아연, 비속, 벤조피렌, 니켈 등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같은 중금속이 신체에 주입되는 경우 정신이상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의료인이 시술하는 경우 위험한 염료를 사전에 인지하고 사용하지 않음으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징역 1년 및 벌금 100만원으로,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국민참여재판의 결과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A 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의 신청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의료법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피고인은 무죄를 받기위해 요청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배심원 다수가 유죄를 평결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B 변호사는 "국민 법감정이 있다. 국민참여재판의 취지가 법과 국민 상식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제도"라며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중 다수가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에 유죄라고 평결했다는 것은 현행 의료법과 국민의 법감정의 간극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으며, 해당 내용을 담은 의료법의 개정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