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쓴 이 질병명 바꾼다

40년 동안 쓴 이 질병명 바꾼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6.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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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29일 The Liver Week 2024...'비알코올 지방간질환'→'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변경
간학회·간담췌외과학회·간암학회·간이식학회 공동…'간섬유화, 비침습 검사 가이드라인' 발표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4에는 총 28개 국가에서 내과·외과·영상의학과·병리학·소아청소년과·이식외과 임상 및 기초 과학 연구자 1200명(외국 195명)이 등록, 총 500편의 초록을 발표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4에는 총 28개 국가에서 내과·외과·영상의학과·병리학·소아청소년과·이식외과 임상 및 기초 과학 연구자 1200명(외국 195명)이 등록, 총 500편의 초록을 발표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간장학 분야에서 4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비알코올 지방 간질환'이라는 질병명이 '대사이상 지방 간질환'으로 바뀐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담췌외과학회·대한간암학회·대한간이식학회는 6월 27일 워커힐호텔에서 The Liver Week 2024 국제학술대회를 연 자리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질병명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代謝異常脂肪肝疾病)'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의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지방간을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 지방 간질환'과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구분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및 당뇨병과 연관되어 발생하며, 한 가지 병이라기보다 가벼운 지방간에서 만성 간염·간경변증·간암 등 다양한 병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하지만 질병명 자체가 진단 기준에서 배제하는 알코올을 강조하고, 대사기능 장애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0년에는 배제적 진단 기준을 대체하고, 대사 이상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MAFLD)'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2021년말에는 부정적 뉘앙스를 줄 수 있는 'Fatty'를 제외하고, 'Steatotic Liver Disease(SLD)'의 하위 유형으로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MASLD)' 용어 사용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대한간학회는 국제 의학계에서 정확한 병명을 사용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지방 간질환의 본질을 반영하고, 질병에 관한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한글 용어를 제정하기 위해 올해 2월 지방간질환 질병명 개정위원회(김윤준 대한간학회 이사장 외 7인)를 출범했다. 질병명 개정위는 대한간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학회 산하 지방 간질환 임상 진료가이드라인 제정위의 추가 의견을 반영한데 이어 학회 이사회의 추인을 거쳐 새로운 명칭 개정안을 선정했다.

김윤준 대한간학회 이사장(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은 "국제적인 움직임에 맞춰 보다 정확하고, 포용적인 명명을 통해 환자 관리를 개선하고 질병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장병국 대한간학회 지방간연구회장(계명의대 교수·계명대동산병원 소화기내과)은 "새로운 용어가 환자를 배려하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약물 및 바이오마커 개발을 촉진하며, 학술단체·정부기관·정책입안자·의료산업·환자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질병 인식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간섬유화 평가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 발표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4에는 총 28개 국가에서 내과·외과·영상의학과·병리학·소아청소년과·이식외과 임상 및 기초 과학 연구자 1200명(외국 195명)이 등록, 총 500편의 초록을 발표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4에는 총 28개 국가에서 내과·외과·영상의학과·병리학·소아청소년과·이식외과 임상 및 기초 과학 연구자 1200명(외국 195명)이 등록, 총 500편의 초록을 발표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김승업 대한간학회 진료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은 6월 27일 '만성간질환에서 간섬유화 평가를 위한 비침습적 검사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간섬유화는 1∼4단계로 분류하며, 4단계를 간경변증으로 부른다. 

김승업 위원장은 "간경변증 진단 이후로는 간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복수·간성 혼수·위식도 정맥류 출혈 등 합병증이 나타나 삶의 질과 기대 여명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면서 "간질환 환자에서 간섬유화를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만성 간질환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이를 적절히 평가하는 것은 진료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간경변증을 가장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은 침습적 검사인 간 조직검사. 검사 합병증으로 드물게 출혈·기흉·감염 및 사망 등이 보고되고 있어 실제 임상에서 널리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침습적 검사의 대안으로 여러 비침습적 검사가 등장했지만, 국내 진료 현장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한 김승업 위원장은 "국내외 연구와 전문가 의견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면서 "임상진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혈청 표지자 ▲순간 탄성 측정법 ▲횡파 탄성 초음파 ▲자기공명 탄성 검사 등 다양한 비침습 검사의 진단능과 예후 예측에 관한 임상적 유용성 정보를 담았다. 

가이드라인 한글판은 간학회 홈페이지(http://www.kasl.org)를 통해, 영문판은 2023년 피인용지수(JCR Impact Factor) 14점으로 전 세계 소화기·간장학 분야 143개 SCIE 학술지 중 6위와 국내 1위를 차지한 공식 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가을 특별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The Liver Week 2024' 6월 27∼29일 서울 워커힐호텔

미국간학회장으로 선임된 서울의대 졸업생 출신의 레이킴 스탠포드의대 교수가 대한간학회 초청으로 6월 28일 The Liver Week 2024에 참석해 기념강연을 펼치고 있다. 레이킴 교수는 자신을 간장학으로 이끌어준 스승으로 고 김정용 한국간염연구재단 이사장과 이효석 전 서울의대 교수 등을 회고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미국간학회장으로 선임된 서울의대 졸업생 출신의 레이킴 스탠포드의대 교수가 대한간학회 초청으로 6월 28일 The Liver Week 2024에 참석해 기념강연을 펼치고 있다. 레이킴 교수는 자신을 간장학으로 이끌어준 스승으로 고 김정용 한국간염연구재단 이사장과 이효석 전 서울의대 교수 등을 회고했다. [사진=송성철기자] ⓒ의협신문

간장학 연구와 치료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국내개최 국제학술대회인 'The Liver Week 2024'는 '간질환 연구와 실전의 정밀의학을 향하여(Towards Precision Medicine in Practice and Research of Hepatology)'를 주제로 6월 27∼29일 3일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4에는 총 28개 국가에서 내과·외과·영상의학과·병리학·소아청소년과·이식외과 임상 및 기초 과학 연구자 1200명(외국 195명)이 등록, 총 500편의 초록을 발표했다. 

특히, 미국간학회장으로 선임된 서울의대 졸업생 출신의 레이킴 스탠포드의대 교수를 비롯해 미국간학회 관계자가 참여, 한·미 합동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열었다. 대한간학회(회장 권영오·경북의대 교수/이사장 김윤준 서울의대 교수)와 레이킴 교수는 임상 및 기초 분야 신진연구자과 미국간학회 전문가와의 네트워크 형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공동주최한 대한간암학회(회장 최종영·가톨릭의대 교수)는 일본간암학회와 합동 심포지엄을 개최, 지난해부터 재활성화한 양국 간 학술 교류를 공고히 했다. 대만 간암학회 합동 심포지엄에서는 양국 간세포암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차이점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회장 최진섭·연세의대 교수/이사장 김기훈·울산의대 교수)는 3개의 KAHBPS 심포지엄을 통해 최소침습 수술의 기술적 발전·간경변 환자의 담췌장 질환·다양한 조건에서 간세포암의 외과적 간 절제술 등 최신 술기를 공유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간질환 역학·원인·병태생리·진단·치료·기초 연구를 비롯해 특히 인공지능과 정밀의학 등 미래 지향적인 의학 연구들을 소개, 한국의 간질환 연구와 치료 수준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간 질환과 관련된 건강보험 정책과 제도를 살펴보는 정책포럼에서는 ▲한국 간암 치료 질 평가: 종합적 접근과 앞으로의 과제(김남영·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운영실 암질환평가부) ▲종양 약물요법의 상환 절차 및 기준(강미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약제기준부장) 등을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준 및 절차의 한계점과 개선점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간 초음파 교육 세션에서는 미래의료를 이끌어 나갈 전임의·전공의들을 위한 초음 교육과 실습 과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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