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양상 환자마다 다른 이질적 질환…"맞춤 치료제 찾아가는 과정 필수"
해외에선 별다른 제한없이 가능…다양한 임상·가이드라인 '교체투여 권고'
유파다시티닙, 중등도-중증 아토피 유효성·안전성 확인…"패러다임 변화 이끌 것"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교체 투여를 허용해야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질병 양상이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질적인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마다 자기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보험기준으로는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를 교체 투여할 수 없다. 교체할 경우 보험급여가 중단돼 환자 부담이 가중되고, 약값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현재 영국·캐나다·호주 등에서는 별다른 제한 없이 교체투여를 허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연구와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교체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애브비는 4일 서울 안다즈호텔에서 아토피부염 최신 치료 지견 간담회를 열고, 아토피피부염 치료 관련 정책 현안과 선택적 JAK1 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했다.
먼저 한태영 을지의대 교수(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는 '아토피 피부염 최신 치료 지견' 발제를 통해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과 함께 교체 투여가 불가능한 국내 보험급여의 문제점을 짚었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의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환자의 면역학적 이상과 피부 보호막 역할을 하는 피부장벽기능의 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심한 가려움증과 재발성 습진 병변이 주된 증상이며, 수면 부족, 피부 손상,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EASI)로 중증도를 평가한다. 국내 기준으로 EASI 16점 미만은 경증, 16점∼23점이거나 16점 미만이더라도 가려움증 NRS 점수가 7보다 높거나 DLQI(피부과 삶의 질 수치)가 10보다 높은 경우 중등증, 23점 이상이거나 16점∼23점이더라도 가려움증 NRS 점수가 7보다 높거나 DLQI(피부과 삶의 질 수치)가 10보다 높은 경우 중증으로 분류한다.
유럽피부과학회 가이드라인(2023)에서는 중증 치료에 생물학적제제(두필루맙·트랄로키누맙), JAK억제제(유파다시티닙·아브로시티닙·바리시티닙), 사이클로스포린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약한 수준으로 권고한다. 특히, 빠른 효과 발현이 필요한 경우 JAK억제제와 사이클로스포린을 권고하고 있다.
10년 만에 업데이트된 미국피부과학회 가이드라인(2024)에서는 증등증-중증 치료에 생물학적제제(두필루맙·트랄로키누맙), JAK억제제(유파다시티닙·아브로시티닙·바리시티닙)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사이클로스포린,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을 조건부로 권고한다. 전신 스테로이드제는 조건부로 권고하지 않는다.
영국 국영의료서비스(NHS)의 최신 가이드라인 역시 유럽·미국의 가이드라인과 유사하나, 특히 약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내약성이 없거나 금기인 경우 다른 약제로의 교체투여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도식화해 제시하고 있다.
한태영 교수는 "지난해 말 개정한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가이드라인도 미국·유럽과 유사하게 중등증 이상의 성인·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사용을 권고한다"라면서 "치료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다른 생물학적제제 혹은 JAK억제제로의 변경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의 치료와 삶의 질 회복을 위해 교체투여는 허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제기관에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교체투여를 막고 있지만, 그동안 세계적으로 다양한 임상 근거가 확립됐고,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교체투여를 권고하는 상황이다.
한태영 교수는 "해외 주요국가 중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를 제한하는 국가는 거의 없는데도, 국내에서는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상호 간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효과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아토피피부염은 이질적인 특성이 강한 질환으로 환자마다 자기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이 봉쇄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와 연관성이 높은 다른 피부 질환인 건선은 신약들 간 교체투여 시 보험급여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환자들이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체투여 시에도 보험급여가 인정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현창 부산의대 교수(양산부산대병원 피부과)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유파다시티닙의 임상적 가치' 발제에서 주요 연구 사례와 유파다시티닙의 임상적 가치를 살폈다.
아토피피부염의 특이점은 눈에 보이는 병변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병변이 없어 보이거나 치료제 사용 후 증상이 호전된 것 같을 때에도 염증 수치를 검사하면 잠재적 염증이 드러날 경우가 많다. 피부병변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염증 지표들에 대한 관해를 치료 초기에 확실하게 달성해야 하는 이유다.
중등도-중증 아토피피피부염 표적 치료제 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네트워크 메타분석(NMA) 연구에서 유파다시티닙 15mg 투여군의 연구자 총괄 평가(IGA) 점수 0/1점 도달률은 48.1%,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가려움증(WP-NRS) 4점 이상 감소 도달률은 42.9%였으며, 유파다시티닙 30mg 투여군의 IGA 점수 0/1점 도달률은 61.8%, WP-NRS≥4 도달률은 56.1%로 다른 치료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도달률을 보였다.
또 유파다시티닙 15mg 투여군의 EASI 75, EASI 90 도달률은 각기 59.8%, 43.7%, 유파다시티닙 30mg 투여군의 EASI 75, EASI 90 도달률은 각기 72.3%, 58.3%로 나타나 다른 치료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도달률을 보였다.
16주차 EASI 75, EASI 90, EASI 100 도달률에서 유파다시티닙 투여군이 두필루맙 투여군 대비 우월함(Superiority)을 보인 유파다시티닙 30mg과 두필루맙의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연구 'Heads Up'에 이어, 유파다시티닙(시작 용량15mg)과 두필루맙의 직접비교 임상연구인 'Level Up'에서 유파다시티닙 투여군의 4주차, 16주차 EASI 90과 WP-NRS 0/1 동시 도달률은 각기 7.2%, 19.9%였다. 두필루맙 투여군의 도달률은 각기 0.4%, 8.9%로 나타났다.
또 16주차 안전성 분석 결과에서는 유파다시티닙와 두필루맙 투여군의 중대한 이상반응(Serious AE) 발생률은 0.9%로 동일했다. 유파다시티닙 투여군 이상반응으로는 CPK(크레아틴키나아제) 상승(3.7%), 간 장애(Hepatic disorder·2.0%), 대상포진(Herpes zoster·1.7%), 두필루맙 투여군은 간 장애(0.9%), CPK 상승(0.7%) 등이었다.
고현창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 방법이 발전함에 따라 초기에 가장 최적의 치료를 통해 최소 질병 활성도라는 보다 발전한 치료 목표 달성이 중요하다. 실제로 EASI 90, WP-NRS 0/1을 동시에 달성하고, 이런 상태를 길게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예후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아토피피부염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다"라면서 "유파다시티닙는 여러 메타분석 연구 및 직접비교 임상연구 등을 통해 이런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치료제라는 점을 보여줬다. 앞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