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위상 재확인…"진단·치료내시경 성과 선도"
지난 2011년첫 발 뗀 IDEN,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와 합동 학술대회
치료내시경 발전 이어가려면 예기치 못한 합병증 법적 처벌 해결돼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가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난 2011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공식 국제학술대회로 첫 발을 뗀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가 14회 째를 맞았다. IDEN은 지난 2018년 KSGE로부터 독립해 별도 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IDEN은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WEO)와 함께 4차 세계소화기내시경학술대회(ENDO 2024/7월 4∼6일·코엑스)를 합동으로 개최하며, 세계 학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방증했다. 세계소화기내시경학술대회 국내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ENDO 2024'에서 진행하는 주요 학술 프로그램과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박종재 이사장(고려의대 교수·고려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전 이사장(차의과학대교수·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김현수 차기 이사장(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총무이사(경희의대 교수·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조광범 학술이사(계명의대 교수·계명대동산병원 소화기내과), 문종호 'ENDO 2024' 학술위원장(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 학술이사(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등이 참석했다.
박종재 이사장은 "올해 'ENDO 2024'는 세계 83개국에서 2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학술행사로, 특히 이번 대회는 'IDEN 2024'와 통합 개최돼 아시아 학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예정"이라면서 "IDEN은 국제학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내시경학회로서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ASGE) 및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ESGE)와 견줄만한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소화기 내시경 분야의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예기치 못한 합병증에 대한 법적 처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괌범 학술이사는 "한국 내시경 기술이나 지식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ENDO 2024'에서도 우리의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내시경을 이용해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이뤄지고 있다. 최소 침습적인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라면서 "치료내시경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합병증에 대한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세계를 선도하는 비교 우위를 이어갈 수 없다. 의료진에게 과다한 법적 처벌을 적용하면 시술·수술을 꺼리게 되고 지금까지 일궈온 기술 발전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세계 제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ENDO 2024'의 다양성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문종호 'ENDO 2024' 학술위원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연구진의 발표 기회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젊은 교수진이 세계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데 주력했다"라면서 "내시경 분야는 의료기기회사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각 사에서 현재 개발 중인 내시경 관련 기기가 소개되고, 피티도 진행된다. 일반 학회는 강연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지만, 내시경 관련 학회는 강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에 대한 홍보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주영 전 이사장은 "위암·식도암 등에서 조기발견율이 높아지면서 내시경 수술이 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내시경을 제대로 배운 전문가에게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그러나 내시경을 시행하는 의사 가운데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자격을 갖춘 의사는 20∼30%에 그친다"라면서 "세계적인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진행하는 목적은 국민에게 양질의 의술을 제공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내시경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전문가를 배출하며, 국민에게 내시경과 소화기내시경 전문가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NDO 2024'에는 세계 83개국에서 2500명(해외 1000명)이 참석하며, 267편의 초청강연과 1083편의 연제가 발표된다.
히사오 타지리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장을 비롯 Nageshwar Reddy(인도), Fabian Emura(콜롬비아), Ian Gralnek(이스라엘·유렵소화기내시경학회장), 조주영 KSGE 전 이사장 등 세계적 석학들이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라이브 수술 시연과 핸즈온 트레이닝 세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라이브 시연(4∼5일)은 4개국 6개 병원(고려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및 인도·태국·중국 현지 병원)에서 진행되며, 소화기내시경 전문가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화된 핸즈온 코스는 기초적인 내시경 삽입법부터 치료내시경 술기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 내시경 관련 초·중·고급 술기 전반을 아우르는 시간을 갖는다.
소화기내시경 분야 여성 의사 증가를 감안해 'Women Session'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 세션에서는 여성 의사들의 학문·진료 영역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만들고자 '위장병학의 성별 관련 문제 탐구'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간다. 특히 남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 전문가들의 참여가 예정돼 있어 네트워크 형성도 기대되고 있다.
IDEN만의 고유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IDEN은 한 해는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일본소화기내시경학회와 조인트 세션을 마련하고, 다른 해는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와 진행한다.
올해는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와 ▲위장관 상피하병변의 진단과 치료(상부위장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의 내시경 진단의 현재와 미래(하부위장관) ▲초음파 내시경의 치료적 역할(췌담도) 등에 대한 강연과 함께 깊이 있는 토론을 갖는다.
IYEA(International Young Endoscopist Award) 프로그램도 뜻깊다.
IYEA는 전세계의 젊고 역량 있는 소화기내시경 의사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내시경센터에서 2주간 트레이닝을 진행하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재정지원 프로그램이다.
아시아(개발도상국) 젊은 의사의 내시경 교육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참가하는 지원국과 의사 수가 증가하며, AYEA(Asian Young Endoscopist Award)에서 지경을 확대해 IYEA로 명칭을 변경했다.
올해 IYEA는 지난 6월 24일∼7월 4일까지 진행했으며, 당초 80명을 초청한 가운데 28개국 63명이 참가했다. 2주간 국내병원에서의 교육 후 'Young endoscopist forum' 세션을 통해 학술대회 현장에 참여한다. 이와 함께 내시경실 간호사를 위한 세션이 2개 진행되며, 국문으로 진행 세션과 함께 영문세션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