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본과 4학년생 3015명 중 96.3% 응답, 응시 위한 동의서 미제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학생들 결정 존중, 지지한다"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을 앞둔 본과 4학년생들의 95.5%가 국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응시를 위해 지난 6월 20일 전에 제출해야 했던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903명 응답자 중 2773명이 응시에 필요한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10일 밝혔다. 전체 학생이 3015명임을 고려하면 응답률은 96.3%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국시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2025년도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위해서는 각 의대 차원에서 졸업 예정자 명단을 지난달 20일까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제출했어야 한다. 이 명단을 수합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개인정보제공 동의서가 필요한데, 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국시 접수가 불가능하다.
의대생들이 동맹휴학부터 국시 거부에 이르기까지 항의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정부는 이들을 휴학도 유급도 없이 진급시키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의대협에서 설문 결과를 발표한 10일, 교육부는 학년제 운영 등을 통해 유급을 막기 위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손정호 의대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 본과 4학년 학생들 대부분이 의사 국가 고시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는 본과 현 의료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강경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하는 바는 이미 의대협 대정부 요구안으로 전달했다"며 "정부는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조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통상적으로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9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치러지며, 필기시험은 이듬해 1월에 진행된다.
의대생들의 입장 표명에 전공의 대표도 지지의 뜻을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관련 보도를 개인 SNS에 공유한 뒤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 학생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저도 안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