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개 수련병원서 사직 처리 기한 하루만 1200여명 사직 수↑
강희경 비대위원장 "일괄 사직 강행시 사제관계 유지 못해"
정부가 수련병원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해달라는 요청에 빅5 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에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빅5 병원의 경우 사직서 처리 완료 기한이었던 15일 전공의 사직자 수가 16명이었지만만, 하루 지난 16일에는 732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전공의 출근·레지던트 사직 현황을 공개했다.
16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211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사직률은 12.4%로 나타났다. 총 1만 506명의 전공의 중 1302명의 전공의가 사직 처리된 것.
사직자 수는 보건복지부가 수련병원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요청한 날 이후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에 하반기 전공의 결원 확정 데드라인으로 15일을 언급하며 이탈 전공의에 대한 복귀와 사직 결정을 병원에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211개 수련병원에서 사직 전공의 수는 15일 86명이었지만, 16일 1302명으로 1216명이 증가됐다.
빅5 병원 전공의 사직 수 역시 15일 16명에서 16일 732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732명은 빅5 병원 전공의 1922명의 38.1%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는 급격하게 늘어난 반면 병원에 다시 출근한 전공의 수의 증가는 미비해 추후 사직 처리되는 전공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서 출근한 전공의 수는 전체 1만 506명 중 1047명이 출근한 10.0% 정도다. 15일 1046명이 출근했지만 16일 오직 1명의 전공의만 더 출근한 셈이다.
인턴 출근율 증가 역시 전공의 출근율 증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3250명의 인턴 중 16일 병원에 출근한 인턴은 110명(3.4%)으로 15일에 비해 1명 증가했다.
일부 수련병원은 사직 여부를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지 않아 정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서울대와 분당서울대, 보라매, 분당차병원은 무응답자 사직처리 추진 중으로 17일 제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에 위치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미응답 전공의에 대한 일괄 사직 처리 결정에 내부 합의가 안됐다"며 "현재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에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가 증가됨에 따라 의대 교수들의 호소도 이어진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장인 강희경 교수는 16일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에 전공의 일괄 사직을 보류해달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강 위원장은 "수련병원협의회 의견 조사에서도 70%의 병원 대표자들이 사직 결정을 보류해야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한다"며 "무응답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가 미래 의료 주역들의 인권을 다시한번 짓밟는 처사다. 개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일괄 사직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전공의들과의 사제관계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래 의료의 주역을 길러내는 교육자로 남을 것인가, 젊은이들의 저임금 노동의 착취자로 기록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날이다. 현명한 선택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