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95.5% 국시 거부 표명, 빅6 교수 비대위 "실제 미응시율 그 이상일 것"
전공의에 신규 의사·전문의까지 공백 위기 "정부가 의대생·전공의 요구 포용해야"
2025년도 신규 의사를 배출하는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 접수 마감 당일, 빅6 병원 교수들은 저조한 응시율에 따른 의료인력 수급 공백을 전망하며 정부의 입장선회를 촉구했다.
서울의대·성균관의대·연세의대·울산의대·가톨릭의대·고려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한국 의료는 공멸이냐 극적 타개냐 기로에 서 있다"며 위기를 경고했다.
이들은 올해 국시 미응시율을 95.5% 이상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발표한 전국 본과 4학년생 3015명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2903명 중 95.5%인 2773명이 국시 응시에 필수적인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동의서 미제출로 실기 접수가 불가능한 학생에 더해, 동의서를 제출했어도 실기에 접수하지 않을 학생까지 고려하면 미응시율은 더욱 커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0년 본과 4학년생의 국시 거부율이 3172명 중 2726명 미응시로 86%였다. 빅6 교수들은 현재 학생들의 의지가 2020년 당시보다 결연하다는 것을 '95.5%'라는 수치가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6개 의대 교수 비대위는 "바이탈(필수의료) 진료과의 수련 명맥이 끊기고 내년도 의사 배출이 극소수에 그칠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며 "특단의 조치 없이는 의대생이 복귀할 가망이 없다. 신규 의사도 전공의도 전문의도 없을 상황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교수 비대위는 "전공의 7대 요구사항과 의대생 8대 요구사항 어디에도 집단이기주의에 해당하는 항목은 없으며 진정으로 미래 의료를 걱정하는 합리적인 요청들"이라며 정부가 전공의·의대생의 요구를 포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한국 의료는 끝났다고 절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교수들은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며 "정부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 정책을 상생의 방향으로 전향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