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사 양성에 전문성 훼손 '되풀이'…의학 수준 지켜온 의평원 존중하라"
교육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이사회에 소비자단체를 포함하라고 주문한 것을 두고 의학교육 전문성을 훼손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정부가 시민단체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 투입하려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7월 4일 긴급브리핑에서 "의평원장이 의학교육 질 저하를 근거 없이 예단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의평원 이사회에 소비자단체 등 민간 인력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의평원을 향한 압박에 의료계·의학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9일 교육부는 "의료계와 접점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일, 대한의사협회는 "교육부는 의료계와 접점을 찾겠다는 말만 남기고 여전히 의평원 이사진 구성에 공식적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객관적으로 의학교육을 평가하기 위한 의평원 이사진에, 의학교육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시민단체를 추가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2000명 증원을 위한 직권남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민단체의 개입이 과거 큰 반발에 부딪혔음에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분개했다. 2020년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민단체 참여 위원회가 공공의대 입학생을 추천토록 한 것을 짚은 것이다. 이 제도는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오며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의협은 "의평원은 세계의학교육연합회의 인정을 받은 국내 유일 의학교육 평가인증 전문기관으로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평가를 수행하고 세계적 수준의 의사 양성에 이바지해 왔다"며 "국민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 양성에 있어 의학교육 평가기구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고 까다로운 기준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무리한 증원을 추진하기 위해 의평원 이사회에 시민단체를 추가하려는 시도를 즉각 취소하라"며 "의평원을 향한 부당한 압박을 중단하고, 우리나라 의학교육을 책임져온 의평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