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전공의 비대위원장 경찰 소환 조사 "전공의 사직은 자발적"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에도 복귀 요원해 압박하는거 아니냐' 의혹도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에 이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는다. 경찰이 의료계에서 전공의들의 대규모 사직을 교사한 '범인'을 찾기 위한 조사의 연장선으로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면서 "전공의들의 사직은 자발적이었다"고 강조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지 벌써 반년이 다 돼 간다. 내가 왜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언제부턴가 이 나라에 공정과 상식은 사라지고 탄압만이 남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앞서 5일 개인 SNS를 통해 참고인 조사 출석 요구서를 송달받았다고 전하며 "이제와서 경찰 권력까지 동원하는 것을 보내 정부가 내심 조급한가 보다. 끝까지 힘으로 굴복시키겠다는 거냐"며 조사와 관련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초부터 전공의들의 대규모 사직과 관련해 5개월 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죄 및 교사·방조 등의 죄목으로다.
이와 관련해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현 강원도의사회장)·박명하 비대위 조직위원장(전 서울시의사회장)·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미래의료포럼대표)·임현택 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현 대한의사협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앞서 소환한 바 있다.
의료계에서는 박단 비대위원장을 직접 소환조사한 것을 전공의 탄압으로 보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을 하반기 추가모집 특례, 추가모집 연장까지 갖가지 대책에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자 직접적인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8일 전라남도의사회는 박단 비대위원장 소환조사와 관련해 "정부가 이토록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처참한 결과 때문일 것"이라며 '전공의 탄압 시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전남의사회는 "비록 (박단 비대위원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하더라도 경찰 조사가 전공의들에게 주는 부담감과 위협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참고인 조사가 피의자 조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도 소환조사 전날인 20일 "박단 비대위원장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조사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전공의를 향한 어떤 협박도 의료계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단 비대위원장의 조사 과정 중 법적 조력에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