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의사는 하고 싶은데 공개 수련모집 과정은 (복귀하기)부담스럽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들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들어오게 되어있다, 안들어올 수가 없다 이 생각인거죠
국회 연석청문회가 진행된 지난 16일, 청문회 정회 시간 중 문닫힌 국회 계단에서 전공의 복귀를 묻는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A의원에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한 답변이다.
비공식석상에서 이뤄진 이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비춰보면, 대통령실은 전공의의 복귀를 포함한 현 의료사태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 모양새다.
전공의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 전공의들이 수련 병원으로 복귀할 것이며, 전공의 복귀는 곧 의료대란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듯 보인다.
'시간'에 의존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안일한 태도는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과정 중 수차례 보여졌다.
진료지원간호사를 통한 전문인력중심병원 추진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 수련기간·수련연도 및 추가수련에 관한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는 수련규정 개정 추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문의 자격시험 공고에 관한 기준을 별도로 정할 수 있는 입법예고 추진, PA간호사를 활용해 미복귀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간호법을 추진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서다.
잘못된 진단과 처방은 의료사고로 이어진다.
대통령실은 이미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처방했다. 잘못된 처방의 결과는 응급실 붕괴 등 의료 대란이라는 국가적 '사고'로 이어졌다.
전공의 복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의 진단과 달리 병원을 떠난지 6개월이 지난 전공의들은 단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
"젊은 의사들의 요구는 일관적이다"라고 밝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SNS를 통해서도 전공의들은 '시간'이 아닌 '7대 요구안'을 명확히 요구하고 있다.
의료체계가 더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곳은 대통령실 뿐이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편법 진단만을 내놓는다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로 이어질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금이라도 현 의료사태에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