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는 의대생 휴학' 의료 질 저하·의료 시스템 '우려'
신동진·신동주 서울의대 4학년생 "문제 널리 알려지길"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의학 교육 위기 상황이 세계적 권위를 가진 학술지인 란셋(The Lancet)에 게재됐다. 의학 교육 당사자, 의대생들을 통해서다.
신동진·신동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4학년생은 29일 란셋에 한국의 의료 교육 시스템에 관한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6개월째 한국 의대생들은 여전히 휴학중' 제목으로, 신동주 의대생이 제1저자·심동진 의대생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저자들은 2024년 2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의대 입학 정원 67% 확대 정책으로, 전국 의대생들의 강한 반발이 시작됐음을 전했다.
95% 이상의 의대생이 휴학을 결정하며 학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1만 8217명의 재학생 중 495명(2~7%)만이 수업에 출석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한국의사면허시험 등록률은 3∼5%에 불과하다.
복학생들과 증원된 의대 신입생. 이들이 모두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현실이 다가오면서, 질 저하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의료 교육 인프라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효율적인 서비스로 인정받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정부 정책 변화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이러한 우려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과 적절한 수업·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지적했다.
저자들은 "교육부는 적절한 자원 없이 의대 증원에 대한 연기 요청을 거부했다. 수업 거부로 보통 낙제점을 받던 학생들은 '불완전 성적'을 받고 있다. 학업에 대한 평가 없이 다음 단계로 진급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교육부는 학년을 재구성해 두 학기를 세 학기로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학생들이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실현 불가한 방안"이라고 전했다.
정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간의 대립 상황도 다뤘다. 정부가 의학교육 질을 평가하는 데 시민단체를 포함시켜, 기준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신동진 의대생은 [의협신문]에 "한국의 의료 교육 시스템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에 대해 분석했다"며 "이 기고문에서 현재의 문제를 학생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한국 의료 교육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저희 기고문이 현재 문제를 널리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고문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4)01680-5/fulltext?rss=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