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70%가 '반대'표 던졌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야"
강대식 상근부회장 "각 직역 목소리 담아 현안 최대한 막겠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의대정원 증원 등 현안에 대한 투쟁체로 임현택 집행부에 힘을 싣기로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31일 의협 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료현안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의 건을 논의했으나, 격론 끝에 새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대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안건이 상정되면서, 의료계 투쟁체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대의원들은 현 집행부의 현안대응이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지금은 대정부 투쟁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의료계가 의협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날 임시총회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강행하고 있고 국회도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면서 "의협과 임현택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 비대위 구성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다수 대의원들도 "의협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면서도 "과거 사례로 보았을 때 비대위 구성 또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 보다는 집행부가 제대로 일하도록 채찍질할 때는 채찍질하고, 지원할 때는 지원하자"고 했다.
찬반 토론 끝 이어진 표결에는 189명의 대의원들이 참여, 131명 반대·찬성 53명으로 비대위 구성 건은 부결됐다.
비대위 구성 건 부결 직후,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반대를 했든, 찬성을 했든 (결론이 난 만큼) 이제는 하나로 가야 한다"라며 "임총까지 열게 한 집행부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줄 안다. 임현택 회장에게 불만이 많은 것을 알지만 이제 혜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부의장도 집행부를 향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한층 더 분발해서 결사항전의 자세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강경한 투쟁을 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못하면 대의원이 다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대식 의협 상근부회장은 "대의원의 따가운 질책을 깊게 새겨듣고 집행부가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소통할 것"이라며 "전공의,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장단, 의학회 등 각 직역의 목소리를 더욱 더 담아 최대한 열심히 현안을 막아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전공의 지원사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의협 집행부가 승인을 요청한 '전공의 지원 성금 고유사업 예산 편성의 건'은 대의원회 논의 끝에 고유사업 예산이 아닌 특별회계로 편성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