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료사고 무섭다는 군의관 '징계한다vs검토 안 해'→'실수였다' 당일 번복
의협도 교수들도 "불가한 업무로 의료사고 책임은 어떡하나, 해결책 단일안 달라"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응급실 근무에 어려움을 표명한 군의관들의 징계 여부를 두고 다른 입장을 내고 번복하는 등 혼선이 일었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응급의료를 미봉책으로 메꾸려는 데 급급하다며, 신뢰를 확보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응급실 파행이 우려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부터 250여명의 군의관을 병원에 파견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목동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 파견된 군의관들이 위험도가 높은 응급실 근무와 그에 따른 의료사고 부담을 들어 보조 이상의 업무에 난색을 표하며 복귀를 요청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응급실 파견 후 복귀 요청을 한 군의관들과 관련해 "근무지 명령 위반에 따른 징계를 국방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국방부는 이날 "파견 군의관의 근무지 명령 위반 징계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냈다. 보건복지부도 "응급실 근무 거부 군의관 징계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당일 번복했다. 앞선 징계 검토가 혼선이 있어 '잘못' 나간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한의사협회는 8일 "보건복지부가 군의관에게 담당할 수 없는 응급실 근무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늘까지도 땜질식 명령과 협박을 남발하고, 하루마다 말을 바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정 단일 대책먼저 내놓으라"고도 했다.
같은 날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이 역량을 벗어나는 의료행위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의료진의 피해와 정신적인 충격, 고통을 과연 돈으로 보상할 수 있는가"라며 "설익은 응급의료 미봉책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대신 의료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2020년 의-정 합의안의 일방적 파기로 (정부를 향한) 신뢰는 붕괴됐다"며 "의대 교수들은 '과학적 근거에 의한 합리적인 의대정원 결정'을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이를 정부가 무시했다. 정부는 부디 증원 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합리적인 단일안을 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