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의료는 정부 잘못 덮기 위한 스페어 타이어가 아니다"
지난 4월 군의관 대체인력 과실 배상책임도 민간에 떠넘겨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군의관에 대한 징계를 입에 올린 정부를 정조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 응급실 근무에 어려움을 표명한 군의관들에 대해 국방부와 징계를 협의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일을 다시 짚고 나선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육군 포병에게 비슷한 폭탄이니 폭격기 비행을 하러 가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이고, 취사병에게 복어 요리를 시켜놓고 못 하겠다니 징계하는 꼴"이라며 군의관에 대한 응급실 근무 명령의 부당성을 비유했다.
'근무지 이탈'에 대한 징계를 입에 올린 정부에 "이탈해서 집으로 잠적한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 만나러 탈주 한 것도 아니고 원대복귀한 군의관들에게 근무지 이탈은 도대체 무슨 소린가?"라면서 "정부는 아직도 의료의 본질을 모르고, 의사란 정부가 시키면 시켜는대로 서서 아무데서나 불 켜지는 가로등 1, 전봇대 1로 보이나보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부는 군의관 징계 협의 관련 보도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서면 답변 과정에서 잘못 나간 것으로, 혼선이 있었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이주영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혼선도 많고 오해도 많고 기록작성은 허술하고, 자료는 함부로 파쇄한다"며 "민간 기업이었다면 이미 신뢰를 잃고 망해도 몇 번은 망했을 것 같다. 의사들이 일을 이런 식으로 했다면 이미 개인회생에 감옥도 몇 번이나 들락거렸겠다. 이 맛에 정부 고위직 하나보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군의관 대체인력의 과실로 배상책임이 발생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이 책임지도록 하는 배상책임 동의서를 받은 일 역시 문제라고 봤다.
배상책임 동의서에 따르면, 파견인력에 의해 배상책임이 발생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자기 부담금을 2000만원까지 책임 부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개인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여했으면 그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한다. 필요할 때는 행정편의적으로 무려 38개월을 복무해야 하는 국가의 아들이라더니, 이제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민간병원으로 그 책임을 떠넘기나?"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군 의료는 정부가 저지른 잘못을 덮기 위해 존재하는 스페어 타이어가 아니다"라면서 "우리 군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우선 보장되어야 할 에어백이다. 보건복지부는 더 이상 부당 명령과 간보기로 군과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직시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