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방치·무관심 속 지난 12개월 간 파괴적 적대행위 지속
의료시설 인근 전투 빈발 환자·보호자·의료진 모두 위험 노출
화상·골절·사지절단 환자 대부분…"인명보다 정치 동맹관계 우선 안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파괴적 적대행위를 즉각 멈춰주세요."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지난 12개월 동안 가자지구 내 파괴적 적대행위가 이어지는 동안 국제사회의 방치와 무관심 역시 계속됐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7일 1200여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인질로 납치된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4만 1500명 이상 사망하고 부상자도 9만 6000명를 넘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당하는 사람들이 반복해서 피란을 떠나 점점 더 적은 면적의 땅에서 비인간적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밝혔다.
MSF는 "지난 1년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동맹 주체들은 가자지구 내 지속적인 휴전에 합의하는데 실패했다"라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무차별적 민간인 공격을 즉시 멈춰야하며, 가자지구 내 고통 경감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요청한 방안과 부합하는 주요 국경지대 재개방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구호물품 전달을 가능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MSF 의료팀은 지난 1년간 매일같이 대규모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주된 환자들은 화상, 골절을 당했거나 사지가 절단된 이들이다. 전쟁 시작 이후 MSF는 폭력으로 부상당한 환자 2만 7500명 이상을 치료했는데 이중 80% 넘게 폭격에 따른 부상자다.
MSF는 이미 지난 17년간 이스라엘의 봉쇄와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공격으로 부상당한 장기 환자, 정신건강, 심각한 화상 환자들을 치료해왔다. 그러나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공격의 결과로 인해 의료수요가 급증한 반면 의료지원에 대한 접근성은 거의 사라졌다.
현재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17개만 부분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MSF는 의료시설 근방에서 벌어지는 전투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들, 의료진이 매순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MSF 활동가 6명도 사망했으며, 지난해 6월 이후 MSF 직원과 환자들은 14개 의료시설로부터 떠나야 했다. 의료시설에서 대피가 발생할 때마다 수천명이 구명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잃는 것이며, 이는 즉각적으로는 물론 향후 수주, 수개월간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서는 계속되는 대피령으로 주민 90%가 거주지를 떠나 소위 안전지대로 들어갔으나 이스라엘은 이조차 반복적으로 폭격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에게 제한된 대피소와 식량·식수가 공급되는 41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지역에 머무르라고 하고 있지만 인구 밀집으로 인한 질병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MSF는 "가자지구 200만 주민 중 최소 1만 2000명에 대한 의료 목적 대피가 절실하다. 의료 대피가 필요한 이들과 안전을 위해 대피하고자 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귀환할 권리에 지장받지 않고 즉시 떠날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지난 1년간 인명보다 정치적 동맹관계가 우선돼 왔다. 이스라엘 동맹국들은 공식 석상에서는 휴전의 중요성과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구호품 반입 필요성을 말해오면서도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했으며, 특히 미국은 최근 휴전 촉구는 지지하면서도 정작 휴전을 위한 노력은 유엔 안보리를 통해 방해했다. 이제 가자지구 전쟁은 재앙적 수준으로 해당 지역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이어 레바논 공격을 강화함에 따라 이미 민간인들은 재앙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크리스 록이어 MSF 사무총장은 "많은 아이들이 살해당하고 비전투지역 대피소에 탱크들이 포격을 가하며, 전투기들이 소위 인도주의적 안전지대를 폭격하는 지난 1년 동안 이스라엘 동맹국들은 계속해서 군사적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라면서 "군사적 목표시설물과 민간인 생명을 구분치 않고 가자 주민들을 비인간화하는 공공연한 내러티브 역시 계속됐다. 무의미한 죽음을 멈출 유일한 방법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