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C, 고농도 과초산 '페라스텔원샷'액 출시
고농도 과초산 제제…내시경 소독 패러다임 전환 기대
박테리아·바이러스·진균·포자·바이오필름 제거 교차감염 예방
국내 내시경검사가 연평균 2000만건에 이르면서 검사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교차감염 위험을 사전에 막는 일회용 소독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낮은 소독 수가에서 기인한 경제적 요인과 인식 부족으로 인해 내시경 재처리 과정에서 다회용 세척이 주종을 이뤘다. 의료기관으로서는 일회용 소독제 및 내시경 세척기 도입에 따른 높은 초기비용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다회용 소독제로도 감염 예방에 충분하다는 인식 때문에 일회용 재처리 시스템 도입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기업이 일회용 고준위 소독제를 개발하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필수 소독제로 과초산(Peracetic Acid·PAA)이 자리잡았다. 과초산은 산화작용을 통해 세포막을 파괴하고 단백질 변성을 유도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 포자 등을 사멸한다. 특히 바이오필름(생물막)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내시경 재처리 과정에서 교차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HP&C가 고농도 과초산 '페라스텔원샷'액을 출시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과초산 개발이 어려웠다. 소독액이 의약품으로 분류돼 GMP기준에 맞는 엄격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하고, 투자 대비 낮은 수익성 때문에 독자 개발에 장애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는 OPA(Ortho-Phthalaldehyde)나 저농도 과초산 소독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미국·유럽에서는 내시경 재처리를 위해 AAMI ST91, ISO 13485 등 국제 표준을 적용해 2개의 분리된 처리실(오염/청정 구역)을 구성하고 교차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또 일방향 처리방식이 보편화돼 오염된 내시경을 세척한 후 청정구역으로 전달되는 과정이 엄격하게 관리된다. 세척과 소독과정이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기록되며, 내시경 장비의 상태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QR코드 기반 추적시스템에 따라 장비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과초산은 강력한 살균력을 통해 다양한 병원체, 특히 바이오필름을 포함한 내성균까지 제거하는 데 탁훨한 효과를 갖고 있다. 빠른 작용 시간도 장점이다. 짧은 시간(5분) 내 살균효과가 나타나 내시경 재처리 처럼 빠른 장비회전이 필요한 경우에 적합하다. 또 환경친화적이다. 분해과정에서 산소, 물, 초산으로 변환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의료폐기물 처리 부담도 덜 수 있다.
바이오필름은 물에 잠겨있는 고체 표면에 미생물이 부착해 자라나면서 세포 밖으로 세포외 중합체 물질을 분비해 형성되는 얇은 막으로 미생물 세포들이 중합체 속에 묻혀있게 된다.
다회용 소독액 속 부유물질은 바이오필름 생성의 원인이 되고, 내시경기기 내부의 바이오필름은 기기 표면에 강하게 부착되기 때문에 제거가 어렵고 기기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또 내시경기기 표면 바이오필름에 소독액이 잔류하면 대장염,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페라스텔원샷'액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 제품 개발에는 해외 기술과 함께 국내 연구진의 협력이 더해졌다. 비용측면에서도 고농도 제제를 개발하면서 기존 다회용 소독제 수준으로 낮췄다. 물론 일회용 소독제 사용에는 내시경 세척기 도입 등이 뒤따라야 하지만 차제에 환자 안전과 신뢰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김홍숙 HP&C 대표는 "국내에 내시경 일회용 소독 시스템과 과초산 기반 소독제를 도입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과 인식 제고가 필수적"이라면서 "감염 예방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병원들이 국제 표준에 맞는 소독제와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