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허위 비방, 무찌마 게시글과 의협회장 회원 고소 사건 전말
임현택 회장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심려" 회원들에 사과와 유감 표명
"힘 합쳐야 할 의사회 임원이 내부 분란 앞장...악의적 정치 공작" 비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의사회원에게 고소 취하를 위한 합의금을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임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심려를 끼친데 대해 회원들에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다만 의사회원을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최초 사건의 현장으로 들어가보자면, 사건의 당사자인 임현택 회장과 최주현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겸 대변인은 '알면서도 모르는' '모르면서도 아는' 사이였다.
임 회장에 대해 지속적인 비방글을 다는 익명의 작성자를, 찾고보니 최주현 이사였다는 스토리다. 결국 둘은 경찰 고발로 엮었는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문제의 발언들이 나왔다.
지난 7월 메디게이트 무찌마 게시판에 "의협회장이 전공의 돈 4억 슈킹한 건 돌려줬냐?"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lllll***'라는 필명으로 의협, 전공의, 임현택 회장 관련 게시물에 동일한 댓글을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슈킹이란 '집금(集金)'의 일본어 발음으로, 인터넷에서 흔히 횡령 또는 남의 돈을 빼돌리는 행위를 뜻하는 은어로 쓰인다. 앞선 댓글은 "의협 회장이 전공의 돈 4억을 회원들 모르게 횡령한 건 돌려 주었냐"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임현택 의협회장은 잘못된 정보로 의협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 지난 7월 27일 서울마포경찰서에 게시자 'lllll***'를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익명게시판 특성상 게시자를 특정할 수 없었으므로, 불상의 피의자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이후 경찰조사 과정에서 필명 'lllll***'의 게시물 작성자가 현직 의사회 임원인 최주현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겸 대변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피의자가 특정된 이후 경찰조사가 본격화했으나, 최 이사는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사건과 관련해 임 회장에 별도로 연락을 취하거나 해명 혹은 설명한 일도 없다.
다만 서울시의사회 모 임원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임 회장에 고소 취하 등을 수차례 요청했다. 임 회장은 당사자의 사과나 설명없이 제3자를 통해 고소취하를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 이사의 요청으로 지난 10월 10일 임 회장과 최 이사가 서울 모처에서 단 둘이 만났다. 해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던 때다.
최 이사는 이 자리에서 임 회장에 "불미스러운 표현으로 회장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며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깊이 반성하며, 회장님과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조심하고 주의하도록 하겠다"는 자필 사과문을 전달했다.
임 회장은 최 이사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문제의 1억원 발언도 여기서 나왔다.
의료계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사람이 의사협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에 앞장 섰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던 임 회장은 "협회장으로서 당신의 행위를 용서할 수 없어 민형사 소송으로 대응하겠다. 만약 이것이 싫다면, 합의금을 달라"고 했다.
임 회장은 "실제로 돈을 내놓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최 이사의 잘못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개인적인 피해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의협에 대한 회원들의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허위 사실 유포가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후 임 회장에 대한 탄핵안이 추진되고 있는 와중, 24일 해당 발언이 모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임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대응해 도가 지나친 언사를 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사과하러 왔던 최주현 이사에게 인격적인 모독을 느끼게 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반 회원이 아닌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의사회 임원이, 그것도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내 전공의 성금을 회장이 횡령한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뻔히 거짓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를 악용했다는 점에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임 회장은 "불필요한 정치 공작으로 인해 더 이상 의협이 혼탁해지지 않고 건강한 회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정활동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