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병 이사장 "세계 최고 의료, 개혁 대상으로 볼 게 아니다"
'병원 네트워크 기반 전원 시스템을 구축' 제안 "전문성 올라갈 것"
"끝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그냥 버티고 있다." 김인병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지난 2월 이후 '응급의료'를 감당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교수들의 상황을 이같이 표현했다.
응급의료는 의대정원 확대로 발생한 의료공백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역시 부침을 겪는 상황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 대학병원에서 응급의료 24시간 제공 위기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전공의 공백으로 발생한 위기의 현실은 지난 17~18일 응급의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포스터, 구연 발표 등 연구 발표량이 지난해 추계 학술대회 때 보다 5분의 1 정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인병 이사장은 학술대회 기간 [의협신문]과 만나 "언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버틴다는 말도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게 일이고,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혁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야 할 영역"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하더라도 강제적인 것보다는 협의해서 고쳐나갑시다라고 하면 누구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불참하고 있음에도 '의사' 위원이 있다며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의개특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사들은 모두 이익단체 소속으로 원하는 바가 모두 다르다. 대표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며 "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는 법정 단체는 대한의사협회다. 어찌 됐든 의협이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보다는 개선을 해야 한다는 김 이사장은 응급의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응급실 미수용 현상, 일명 응급실 뺑뺑이 해결책으로 '병원 네트워크 기반 전원 시스템을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확대 설치하고 전원을 조율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지역거점병원에 권한을 주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응급환자 전원 가능 병원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하면 전문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