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혈소판 유래 인자 캡슐화 생체재료 개발…허혈 손상 완화·난포 생존율 향상
이정렬·이강원·김지향(정나눔 박사과정) 교수팀, PFH 기술 연구결과 [Biomaterials] 발표
난소 조직 동결 이식의 난제인 허혈성 손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생체재료가 개발돼 난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산부인과)·이강원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김지향 분당차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정나눔 박사과정)은 자가 혈소판 유래 인자를 캡슐화한 피브린 하이드로겔(Platelet-drived Factors-Encapsulated Fibrin Hydrogel, PFH)을 활용, 난소 이식 후 허혈 손상 완화와 난소 기능 보존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Biomaterials] 최근호에 발표했다.
가임력 보전을 위한 난소 조직 동결 이식은 난자나 배아 동결을 시행하기 어려운 난임 환자의 유일한 선택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난소 이식 직후 혈액공급 제한으로 조직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지는 허혈(虛血) 손상과 난포 손실은 한계로 남아 있다.
난소 조직은 무혈관성 이식을 하기 때문에 허혈 상태에 놓여 손상을 입기 쉽다. 허혈성 손상으로 인한 난포 손실은 50∼90%에 달한다. 이식 후 새로운 혈관을 형성할 때까지 난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많은 난포를 보존하는 것이 난임 치료의 관건이다.
공동 연구팀은 난소 이식 시 허혈성 손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가 혈소판 유래 인자를 캡슐화한 피브린 하이드로겔(PFH)'를 개발했다. PFH는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PRP)과 피브린 하이드로겔을 결합한 생체 재료. 혈장에는 재생의학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을 포함하고 있어 조직 재생을 촉진한다.
공동 연구팀은 6∼8주 마우스를 대상으로 이식할 난소에 PFH 적용 후 난소 기능이 소실된 개체에 이식, 효과를 분석했다. 다양한 농도의 혈장이 포함된 PFH를 실험 그룹에 나누어 적용하고 조직의 허혈성 손상 완화 및 난포 보존율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PFH가 난소 조직 이식 후 허혈 손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난포의 생존율과 체외 수정 결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낮은 농도의 혈장이 포함된 L-PFH 그룹에서 난포의 수와 질이 가장 잘 유지돼 난소 조직의 재혈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난포가 손상없이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L-PFH 그룹은 이식 후에 정상 난소 조직과 유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여 난소 기능이 회복됐음을 보여줬다.
반면, 높은 농도의 혈장이 포함된 H-PFH 그룹에서는 과도한 혈관 신생이 오히려 난소 기능 회복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정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PFH는 인체 적용 시 자가 혈액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생체 적합성과 안전성이 높다"면서 "난소 이식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조직 및 장기 이식에서의 허혈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재료"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임상 시험을 통해 PFH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고,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자가 혈소판 유래 인자를 캡슐화한 PFH 기술은 최근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