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검사 수가 깍으면 검사 질 떨어져…정확한 판단 흔들려"
5일 '진단검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와 혁신' 기자간담회 "진단검사 필수의료"

"진단검사의학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공기와도 같습니다. 공기가 오염되면 살기 힘들 듯이 검사가 흔들리면 임상의학에서 정확한 치료 결정을 하기 어렵고, 의료 전체가 혼돈에 빠질 것입니다."

5일 한국로슈진단이 주최한 '진단검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와 혁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전사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기본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단검사 상대가치 수가를 깎으면 검사의 질이 떨어지고, 정확한 판단의 근거가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전사일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모든 국민이 진단검사의 중요성을 체감했듯이 진단검사의학은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진단검사의학은 감염병뿐 아니라 진료의사의 의학적 판단, 즉 진단과 치료의 근거로서 의료진의 임상적 의사결정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의료"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검사실의 질을 유지하지 않으면 검사를 못하게 한다"고 밝힌 전 이사장은 "검사의 질에 대한 적절한 수가를 정하고, 질을 높이는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엄태현 진단의학검사의학회 정책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진단 검사 기대 비율이 100%에 달했다. 검사실에서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해야 올바른 진료를 할 수 있다"면서 "진단검사의학과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와 더불어 의료법 종합병원 기준에서 정한 필수진료과목"이라고 밝혔다.

엄태현 정책이사는 "각 과와 질병별 임상진료지침에  이런 검사는 반드시 하라고 적혀 있다"며 진료에서 검사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뒤 "미국에서는 검사실 인증을 받지 못은 검사실은 보험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료를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로 나누는 세태에도 우려를 표했다.

"환자의 고통을 제거하는 의료는 필수와 비필수로 나눌 수 없다. 의료는 다 필수"라고 밝힌 엄태현 정책이사는 "필수의료 살리기가 비필수의료 죽이기가 돼서는 안된다. 비필수의료의 희생을 통해 필수의료를 살린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