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의원 "예산 담보 안 된 정책…가능하겠나?"
조규홍 장관 "내년 하반기 시범사업, 지자체와 협의는 아직"
윤석열 정부가 지역의료 인력을 강화하겠다며 내놓은 '지역필수의사제도'에 정작 국가 지원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해당 사업과 관련,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 했다는 정부 발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중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부족한 지역필수의사제도 예산을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 '지역필수의사제 운영 지원 사업' 예산으로 13억5200만원을 책정했다. 이중 지역필수의사 근무지원 예산은 11억 5200만원에 그친다.
서영석 의원은 "정책이라는 건 예산이 담보돼야 한다. 그런데 13.5억 가지고 뭘 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내용으로 보면 96명의 의료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필수 진료과 8개 전문의만 한 4만 7000명 정도 된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예산 계획에서 6개월간 4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중 국비는 50%만 지원하도록 돼 있다. 결국 국가가 하는 것은 3개월 정도의 수당 지원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지원비도 지자체에 대해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정책이 과연 실현 가능한 정책이 될 건지 궁금하다.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범사업을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6개월 치를 담았다"며 "지역 필수의사제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직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를 못 해서 이정도로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실제 말만 앞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현실성 있는 예산 확보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지역필수의사제는 지역에서 장기 근무키로 정부·지자체와 계약한 의사에게 지역수당과 정주요건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근무 수당은 월 400이며 정주요건으로는 국외연수, 연구지원금에 더해 지자체에서 마련하는 주거 및 정착 지원과 대학에서의 신분·정년보장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료계는 지방의료원 등 지역 공공병원에서 시행 중인 '공공임상교수제'와 흡사한 형태라는 점에서 해당 정책의 실패를 예견하고 있다.
공공임상교수제는 국립대병원 소속 의사로 채용, 지방의료원 등에 일정 기간 순환근무를 하며 필수의료 등을 담당하는 사업이다. 최근엔 지원자가 없어 2023년 150명 배정 인원에서 2025년도에는 31명으로 인원을 대폭 줄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