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정협의체 구성이 끝? 의료대란 해결 능력·의지 다 없어
민주당 "의료 정책 실패에 건보 재정 자판기처럼 뽑아 마셔"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에서 '차분하고, 꼼꼼한 의료개혁 추진'을 언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뻔뻔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2025년 정원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대로 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대해서도 의료대란 해결 능력과 의지가 모두 없어 보인다는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대통령 담화 직후인 7일 입장문에서 "의료대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인식에 국민은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담화문은 의료대란이 장기화·심화하고 있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서, 의료계는 물론 국회에서도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비판 목소리가 터져나온 곳은 2025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대통령 담화문 중 의료개혁 추진 내용을 언급한 후 "유감이라는 사과말씀도 하나 없었다. 정말 뻔뻔스럽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의대 증원) 2000명을 몰아붙이는 바람에 내년에는 오히려 의사 수가 줄게 생겼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 사이에 이것 가지고 파워 게임하고 국민 생명 판돈으로 거는 바람에 아사리판 돼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의료개혁에 막대한 건보재정 투입을 약속한 데 대해서도 "정책 실패로 인해 건보 재정을 주머닛돈 쓰듯이 팍팍 뽑아 쓴다. 무슨 자판기냐? 건보 재정이 캔커피 뽑아 마시듯이 필요할 때마다 눌러 가지고 뽑아쓰는 거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윤 대통령이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하였고'라는 멘트를 언급하면서 "구급차 재이송이나 수술 지연으로 충분히 치료받고 살 수 있었던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것이 겨우 '국민 불편'이냐?"고 먼저 짚었다.
윤 정부가 10년 뒤 1만명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올해 의사 배출은 10분의 1로 줄었고, 전공의·전문의 배출도 겨우 10%에 그쳤다는 점을 조명하면서 "공보의로 버텨오던 지역 의료 이제 붕괴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2025년 정원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대로 간다'며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 것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월 11일로 예정된 여의정협의체와 관련, 의료계 당사자 참여를 끌어내려면 전제조건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특위는 "대부분의 의료계 단체들은 2025년 정원을 포함한 제약없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것이 의료계의 변함 없는 입장임을 거듭 확인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수차례 주문해 왔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태도는 '논의조차 못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능력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정협의체를 꾸린다고 한들, 그 구성이 어떻게 공정할 수 있고, 협의체를 통해 도출된 결과가 어떻게 실행되리라 믿을 수 있겠느냐? 협의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동훈 대표에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 의료대란 사태 해소가 목표라면 정부의 태도변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토록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에게 그저 지금의 사태를 맡겨만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대란으로 피해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의료대란피해보상법 △과학적인 의사수 및 의대 정원 추계를 위한 보건의료인력법 개정안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환경위원회 구성 개선을 위한 전공의수련법 개정안 등을 추진할 것임도 알렸다.
특위는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끝내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이라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속히 입장을 바꾸십시오. 이것을 미루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불러올 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