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암검진 전문위, 5주기 암검진 평가 앞두고 내시경 인정의 대상 확대
12개 소화기내시경 관련 학회 "엄격한 수련과정 필요…질 관리 우수성 담보"
가정의학회 "일부 학회 인증의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우수 평가 받기 어려워"
5주기 국가암검진 평가(2025∼2027)를 앞두고 최근 열린 암검진 전문위원회에서 국가암검진 내시경 시술 자격을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의 인증의까지 확대하면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들의 반발이 거세다.
소화기내시경 관련 12개 학회·의사회는 11일 성명을 내어 국가 암건진에서 내시경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고 국민건강에 위해를 초래하는 내시경 인증의 확대 결정의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국가 암검진 내시경학 분야 평가에서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교육만 인정되고 있다.
12개 학회·의사회는 먼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시경검사는 국가 암검진 검사 중 가장 침습적 의료행위로, 엄격한 수련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12개 학회·의사회는 "소화기내시경 전문의 양성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지정된 수련기관 및 수련센터에서 자격을 인정받은 지도전문의 지도 아래 교육과정을 마친 자에게만 부여된 자격시험을 거쳐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가 양성되고 있다"라면서 "특히 내시경 시술 중에는 수검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내과 전문의 수련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인증하는 수련기관에서 지도전문의 감독하에 내시경 교육을 1∼2년간 수련받고 서류심사, 필기시험, 구술 시험을 포함하는 자격시험을 실시해 통과한 경우 내과뿐만 아니라 외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며, 자격인증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 한해 자격을 갱신하고 있다.
12개 학회·의사회는 "대한외과학회와 대한가정의학회에서 부여하는 내시경인증의 자격증은 체계적인 내시경 교육 없이 단순히 일정 건수의 내시경 검사를 수행하고 해당 학회의 일정 연수교육 평점을 받으면 서류 심사만으로 인증의 자격을 부연한다"라면서 "응급상황 대처 술기인 필수적인 내시경적 지혈술, 대장내시경 폴립 절제술 같은 필수적인 수기 능력도 요구되지 않으며 해당 자격증의 인증과 갱신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12개 학회·의사회는 "내과전공의도 수련교육 과정 중 내시경 교육을 반드시 이수한 경우에 내과 전문의를 취득할 수 있고 전문의 취득 후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면서 "많은 내과 전공의들이 현재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의학과 등 타과에 내시경 시술 자격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게 되면 고된 내과 수련 과정에 대한 동기부여가 상실돼 내과 전공의 수급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은 명확하다"고 단언했다.
내시경 질 관리에 대한 우수성도 되짚었다.
12개 학회·의사회는 "국가암검진 내시경 사업에 대한 성과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인정하는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가 국가암검진에 중요한 질 지표로 삼고 있는 6개 분야(인력, 과정, 시설/장비, 성과, 소독, 진정)에서 더 우수하게 평가됐다"라면서 "양질의 국가암검진 내시경 서비스를 위해 충분한 자격을 갖춘 내시경 의사로 팀을 구성하는 것은 질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 인정의 자격 기준을 완화를 초래한 이번 결정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간학회/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 운동학회/대한소화기암연구학회/대한장연구학회/대한췌장담도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대한내과의사회/대한소화기내시경간호학회 등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9월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내시경검사의 적정성 평가 역량을 천명하고, 5주기 암검진 질평가에서 가정의학회 내시경 교육에 대한 정당한 인정을 요구했다.
두 기관은 "일부 학회의 소화기내시경인증의만 취득하면 모든 질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고, 소화기내시경인증의가 아니면 사후에 아무리 노력해도 근본적으로 우수 평가를 받기 어렵게 설계됐다"라면서 "이런 폐쇄적 시스템은 질평가 고유의 목적을 넘어 카르텔에 의한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내시경검사 교육·인증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두 기관은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내시경검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내시경검사 교육 및 인증 작업을 해왔다"라면서 "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암검진 내시경 분야는 암 및 암의 가능성이 높은 전암성병변을 찾고, 수검자에게 암 발병의 확률을 알아내 교육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이는 대한가정의학회가 수행하는 내시경검사의 전문성에 완벽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적정성 평가 역량도 자신했다.
두 기관은 "대한가정의학회는 내시경 검사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밝힌다"라면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5주기 공단 암검진 질평가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대한가정의학회의 내시경 교육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