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파고피툼근 월평균·3개월 치 이득분은 이정도"
심평원식, 국회식 청파전 계산법 달라 '2.16% vs 99.7%'
올해 국정감사를 뜨겁게 달궜던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나섰다. 청구 건수·금액 쪼개기 등 '자생'이 가져간 이득이 적다는 것이 요지다.
심평원은 12일 약제관리실과 자동차보험심사센터 간담회를 동시에 진행했다. 두 부서는 자생한방 특혜 논란과 관련이 깊은 곳이다.
약제관리실은 자생한방병원이 자체 개발한 한약인 '청파전(하르파고피툼근, 천수근)'이 포함된 청구건수가 시범사업이 시작된 4월 29일부터 7월 31일 약 3개월간 5700건이었다고 밝혔다.
전체 기준처방 청구 건수가 약 26만건인데 이와 비교하면 하르파고피툼근 포함 청구는 2.16%에 불과하다는 계산도 함께다.
"하르파고피툼근을 타 한약재와 혼합한 기준처방의 한약재비 청구금액은 약 2억 8000만원으로 전체 한약재비 청구금액인 약 113억원의 2.5%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전체 한약재비 청구금액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해당되는 질병인 월경통·안면신경마비·뇌혈관질환후유증·알레르기비염·요추추간판탈출증·기능성소화불량 6개 질환 모두를 포함한다.
하르파고피툼근은 6가지 질병 중 '요추추간판탈출증'에 처방되는 약제이므로, 더 빈번한 처방이 예상되는 타 질병과 비교하면 처방 횟수나 액수가 적어 보이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
하르파고피툼근만을 들여다보면, 다소 다른 숫자가 나온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하르파고피틈군을 청구한 병원을 보면, 99.6%가 자생 계열 한방병원과 한의원이다. 자생 계열 병원에 지급된 한약재 비용은 총 3억 7770만 원으로 전체 금액 3억 7899만 원의 99.7%를 차지한다.
하르파고피툼근이 포함된 한약재비 청구금액이 약 2억 8000만원이지만, 황기나 감초 등 타 한약재를 제외한 하르파고피툼근만의 청구 금액의 월평균이 약 179만원이라는 계산도 달았다.
본사업이 아닌 시범사업, 그것도 초기 3개월분을 잘라낸 액수. 이를 1년 단위로 단순계산한다면 건수는 2만 2800건, 금액은 11억 2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시범사업 기간은 의료기관이 처방을 공격적으로 할 수 없는 시기. 이를 감안하면 금액과 건수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국감에서는 이득분 외 건강보험 적용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을 시범사업에 포함하도록 결정하는 과정, 하르파고피툼근을 급여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과정에서 자생한방병원 측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심평원은 각 결정 과정에서 '입김'이 있었다기보다는 원칙에 따라 결정한 것일 뿐이라는 설명을 전했다.
약제관리실은 한약재 추가는 보건복지부 요청에 의해 관련 협회에서 회신한 포도근, 저두강, 청솔절, 교맥미, 하르파고피툼근 5개 한약재를 대상으로 검토했고, 올해 3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단계 시범사업 한약재 목록표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중 하르파고피툼근만 식약처에 고시된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수록돼 있었다"며 "1단계 시범사업부터 식약처 허가 또는 공정서에 수록된 한약재 사용을 원칙으로 해 왔다"고도 강조했다.
청파전(천수근, 하르파고피툼근)은 자생한방병원이 유일하게 처방하는 비방 한약으로, 지난 3월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에 추가 포함됐다.
자생한방병원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 비서관의 장인인 신준식 이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첩약 급여화 2차 시범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심평원에서 '5개 한약재 대상을 검토한 관련 협회'는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재단 이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협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