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영양·합병증 예방·지역사회 연계 등 제공…통합재활치료(FIRM) 효과 입증
독립보행 76.8%·회복률 81.2% 높아…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JAMDA] 발표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기존 재활치료 외에 작업치료·낙상방지교육·영양·합병증 예방·지역사회 연계 등 '통합 골절 재활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 FIRM)'을 시행하면 낙상으로 인한 취약골절을 예방하고, 스스로 보행할 수 있는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관절 골절 시 수술을 받고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장기간 후속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수술 초기에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치료를 받아야 합병증을 줄이고 장애 정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가 전문재활치료제도의 부재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퇴원하거나, 후속 병원 전원 또는 요양원 입소 등으로 일상생활 복귀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취약한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사망하기도 한다.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재활의학과)은 골절 환자의 보행능력과 일상생활 운동 기능 회복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도록 국제적 표준진료지침과 한국의 실정에 맞는 FIRM을 개발,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JAMDA](IF 5.2) 최근호에 발표했다
다기관 연구에는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203명을 FIRM치료군(108명)과 기존 통상재활치료군(95명)으로 무작위 배정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했다. 보행기능 평가는 Koval과 FAC 척도를 사용했다. 재활입원·퇴원 시·수술 후 3개월·6개월·12개월 시점에서 독립보행 가능 비율과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률을 평가했다.
기존 통상재활치료군은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을 제공하는 데 비해 FIRM치료군은 정형외과·노인병내과·재활의학과 전문의와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영양사·간호사·임상심리사·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전문가가 참여해 포괄평가 팀회의를 통해 ▲물리치료 ▲작업치료(일상생활 동작수행 훈련) ▲영양관리 ▲합병증 예방(욕창·폐렴·요로감염) ▲통증 및 섬망 조절 ▲지역사회 연계 등을 수립하고 주기적으로 평가·관찰하는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교수팀은 "기존 통상재활치료는 주로 기본적인 운동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FIRM은 다학제 접근을 통해 집중적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했다"면서 "특히, 표준화된 포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조기퇴원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1년간 FIRM치료군 Koval(낮을수록 우수) 점수는 -4.13점으로, 통상재활치료군(-3.22점)에 비해 더 낮았고, FAC(높을수록 우수) 점수는 FIRM치료군(3.37점)이 통상재활치료군(2.56점)에 비해 더 높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월 추적조사 시점에서 독립보행률은 FIRM치료군(76.8%)이 통상재활치료군(56.0%)에 비해 높았으며, 골절 전 보행상태 회복률 또한 FIRM치료군(81.2%)이 통상재활치료군(62.0%)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재영 교수는 "노인성 질환의 통합적 다학제 관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중요한 보건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노인 골절환자의 기능장애와 사망률을 낮추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학제 재활의 제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FIRM 프로그램이 취약골절 노인 환자의 운동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방법임을 입증하고, 국내 의료시스템에 다학제 재활치료를 도입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확립한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현장에 필요하지만, 근거가 불충분해 제도적으로 확산하지 못하는 의료기술의 근거 생성을 지원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문제해결형 임상연구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